지역에서 본 세상

나라에 목숨 바친 독립운동가 존경스러워요

김훤주 2018. 1. 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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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동구밖교실]

(5) 의령·산청


역사탐방 산청 유림독립운동기념관~목면시배유지전시관


유림·일제강점기 뜻 모르는 아이들

남사마을·독립운동기념관서 몸소 체험

목화씨 들여와 솜 만든 과정 알기도

 

두산중공업과 함께하는 토요동구밖교실 6월 역사탐방은 산청으로 떠났다. 행복한(마산성원·완월·누리봄다문화·진해용원 다섯 지역아동센터가 함께했다.


고택과 돌담장으로 유명한 남사마을에는 유림독립기념관이 있다. 하지만 유림독립기념관을 미리 알고 남사마을을 찾는 이는 무척 드물다. 역사탐방을 떠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유림독립기념관이 뭐 하는 곳인지 대부분 모른다. 좀 쉽게 설명을 하고자 유림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 물었더니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 유림은 쉽게 말해 '선비'라 생각하면 된다 했더니 대뜸 '선비가 뭐예요?' 한다. 선비는 옛날 학문과 인품을 갖춘 어른이라 설명했지만 관심 있게 듣는 아이들이 드물다. 하긴 선비니 유림이니 하는 것들이 요즘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낡은 주제이긴 하다.


산청 남사마을 유림독립기념관에서.

질문 하나 더! "그렇다면, 일제강점기가 무슨 뜻일까요?" 역시 조용하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로 점령한 시기라는 뜻으로 36년 동안 지속하였다는 설명을 또박또박 한 후에야 비로소 친구들이 반응을 보인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일본에 강제로 점령당했던 시기에 선비들이 벌였던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록한 곳을 찾아가는 것이지." 어디 가는지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인 것도 드문 일이긴 하다. 어쨌든 '유림''일제강점기'가 무슨 뜻인지 이번 기회에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공부한 셈이다.


가장 관심을 끈 장소는 고문체험실이다. 당시 고문의 종류가 70가지가 넘었다니 놀랍다. 고문 체험을 한 뒤 느낀 점을 적어보라고 했다.


"잠깐 있어도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고문을 견딘다고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너무 훌륭하다는 생각을 이곳에 와서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대견하다.


큰 것 많은 것을 기대하면 아이들에게 부담이 된다. 오후 목면시배유지전시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단 하나라도 마음에 담는다면 그것이 진짜 자기 것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목면시배유지전시관에서.



물질의 풍요 속에 살면서 옛날 문익점 선생의 목화씨 한 알이 사람들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 턱이 없다. 목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려도 보고 솜에서 실을 자아내는 장면을 신기한 듯 들여다보기도 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은 목화밭이다. 솜이 몽글몽글 맺혀 있고 꽃이 활짝 핀 목화밭을 저마다 상상했다. 해마다 비가 내려 우산을 들고 찾았던 목화밭에 갔더니 어쩌나! 가뭄에 타들어가 고사 직전이었다.


다들 아쉬워한다. 하지만, 못 본 아쉬움이 언제나 나쁘진 않다.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다. 언젠가 한 번은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기대를 남길 수 있었으니까.

 

생태체험 의령 충익사 마당~곤충생태학습관


충익사 마당에 아름드리 고목나무

잔디밭·마당 기웃거리며 미션 수행

곤충에 대해 공부하며 '편견'깨기도

 

6월 생태체험은 의령으로 떠났다. 24일 회원큰별·안영··늘푸른(창원사파보듬·샛별 여섯 지역아동센터와 함께였다. 의령에는 멋지고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 천연기념물만 해도 성황리소나무·세간리은행나무·세간리현고수(느티나무백곡리감나무 넷이다.


충익사 마당에도 잘 생긴 나무들이 많다. 충익사는 임진왜란 당시 최초 의병장 망우당 곽재우 등을 기리는 사당이다. 197812월 만들어졌는데 당시 군수가 의령 여러 마을에 있던 오래된 나무들을 가져다 정원을 꾸몄다.


곽재우 장군을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당시 대통령 박정희를 위해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덕분에 지금은 여러 나무를 한자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장으로 안성맞춤이다.


충익사 500년 넘게 묵은 모과나무 앞에서.


연세가 500살 넘은 모과나무도 있다. 둥치가 한 아름을 훨씬 넘는데 의병의 기상을 닮았는지 아주 곧게 자라나 있다. 300살 넘은 뽕나무가 무성하고 높이 자란 감나무도 있으며 대통령이 기념으로 심은 선주목도 있다. 7~9월 붉은 꽃이 되풀이 피고지는 배롱나무는 연못가에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구름다리를 건너고 남산 자락 숲길을 걸어 충익사로 들어온 아이들은 3명씩 팀을 이루어 선생님과 함께 미션 수행에 들어갔다. 쌀과 관련이 있는 나무, 쟁반처럼 생긴 소나무 등을 찾는 여덟 문제다.


아이들은 넓지 않은 마당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고 기웃거리며 정답을 찾았다. 그러고는 다 함께 문제 풀이를 하면서 특징을 정리해 보고 많이 맞힌 팀은 쥐꼬리장학금도 받았다.


점심을 먹은 다음에는 의령곤충생태학습관으로 갔다. 곤충세계관(1)과 곤충탐구관(2)에 우리나라와 세계의 여러 곤충을 전시해놓았고 살아 있는 곤충들도 여러 군데에서 볼 수 있다.

의령곤충생태학습관에서 이구아나와 함께.

출렁다리를 즐거워하는 친구들이 뜻밖에 많았다.


생태유리온실에는 곤충 말고 다람쥐나 골드피시 또는 이구아나 같은 다른 생물들도 있다. 1시간 동안 미션 수행을 했는데 너무 열심히 돌아다녀 땀범벅이 된 친구들이 적지 않다.


어떤 곤충이 가장 힘이 세고 어떤 곤충이 가장 높이 뛰며 어떤 곤충이 가장 일찍 죽는지 구체적인 지식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지구에서 가장 종류가 많은 것이 곤충인데 그래서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곤충이라 할 수도 있다. 곤충이 없으면 사람과 여러 동·식물의 똥오줌과 시체·쓰레기를 분해할 수 없어 지구가 더러워지고 악취로 뒤덮이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 문제 풀이를 할 때는 곤충이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더럽고 지저분해서 멀리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살짝 강조해 두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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