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만한 월급 통계가 오늘 발표되었다. 통계청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직역(공무원, 군인, 사학)연금 자료를 토대로 1500만 명의 월급(세전)을 분석했으니 상당히 정확한 자료다.
물론 보험이나 연금 자료가 없는 300만 명의 소득은 국세청에서 표본 2만 2000명 자료를 받아 추정치를 냈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제외했다고 한다.
이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임금노동자의 월평균소득은 281만 원, 중위 소득은 209만 원이었다. 중위소득이란 전체 임금노동자의 임금을 높은 데서 낮은 데까지 배열했을 때 중간값이다. 평균소득은 일부 고소득자가 전체 수준을 끌어올리는 '착시'가 있는 반면 중위소득은 말 그대로 한국 월급쟁이의 중간치에 해당한다. 즉 한국에서 세전 월급이 200만 원 넘으면 중간쯤은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걸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누어 비교해보면 차이가 심각해진다. 대기업의 중위소득은 413만 원, 중소기업의 중위소득은 180만 원이다. 공무원이 많을 것으로 짐작되는 비영리기업은 243만 원.
결국 대기업과 공무원 월급이 한국 노동자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을 많아보이도록 하는 착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전체 숫자는 중소기업 노동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일자리 숫자만 봐도 영리기업은 82.6%, 비영리기업은 17.4%이고, 영리기업 중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무려 80.8%인 반면 대기업 일자리는 19.2%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일자리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 노동자의 중위소득이 200만 원도 안 되는 180만 원이라니 한국사회에서 산다는 게 얼마나 팍팍한지 알 수 있게 해주는 통계다.
그나마 이것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보험설계사, 트럭운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대출모집인 등)나 아르바이트생 등은 빠진 통계가 그렇다. 그들을 포함한다면 더 열악한 결과가 나올 것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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