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각하는 걸 아주 싫어한다. 퇴근시간은 적당히 융통성을 부려도 되지만, 출근시간이란 업무를 시작하는 시간을 뜻한다. 모두가 함께 출근하여 새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는데, 늦게 오는 사람이 있으면 동료들의 업무 분위기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내가 지각을 했다.
오늘(12월 22일) 오전 9시 40분에 택시를 탔다. 우리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 평소 같으면 회사까지 5~7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그런데 이 날은 이상하게도 마산합포구 해안도로가 막히고 있었다. 한동안 영문을 모른체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택시 기사도 답답해하면서 "여기가 밀릴 곳은 아닌데... 사고가 났나?"는 말을 연발하고 있었다.
의문은 마산관광호텔을 지나 자유무역지역 정문에 가까워지면서 풀렸다.
엄동설한 추위 속에 도로의 아스콘을 걷어내고, 다시 아스콘 포장을 하는 도로 재포장 공사가 출근시간대에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안전시설도 제대로 없다.
굉장히 위험해보인다.
발주처인 창원시(또는 마산합포구)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걸까? 그리고 창원시는 왜 연말을 앞둔 동절기에 이 공사를 발주한 것일까?
공사업체는 또 왜 하필 출근 시간대에 이런 공사를 무리하게 하고 있는 걸까?
안전시설은 제대로 갖춘 걸까? 내가 보기엔 차량들이 공사로 파헤쳐진 도로에 오른쪽 타이어를 걸치고 운행하고 있었다.
안전 펜스도 잘 보이지 않았다. 우선 급한대로 택시 안에서 영상을 찍었다. 영상 속에 나오는 택시 기사님의 말씀을 잘 들어보기 바란다. 이런 공사에 대한 일반의 생각이 다들 그럴 것이다.
결국 이 공사로 인해 평소 4000원 정도이던 택시요금이 6500원으로 2500원이나 많이 나왔다. 또 회사에는 10분 정도 지각을 했다.
나 혼자가 아니라 이곳을 지난 수많은 사람들이 추가로 시간비용과 금전비용을 낭비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는 마산합포구 산호동 쯤에서 보도블럭 교체 공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엄동설한에 토목공사를 하면 아무래도 부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한겨울에 이런 공사가 많은 것은 아무래도 예산을 써버리기 위한 목적이 아닐까 싶다.
혹 이글을 보는 분들 중에서도 이런 도로 재포장 공사나 보도블럭 교체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걸 보셨다면 알려주시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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