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남자 성욕의 너절함과 룸살롱 포스터

김훤주 2011. 2. 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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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男子)에게 성욕(性慾)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길 가다가 룸살롱 광고 포스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무엇이 저런 포스터를 내붙이게 만들었을까, 싶은 것입니다.

남자에게 성욕은, 그 상대가 있든 없든 일단 배설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무엇입니다.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배설을 전제로 하지 않는 성욕은 남자에게 성립이 어렵습니다.

상대가 합법적인 관계에 있든 아니면 비합법적인 관계에 있든 남자의 성욕은 배설로 마무리됩니다. 그것은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이어도 성립이 되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성립이 됩니다.

상대방을 돈 주고 산 경우에도 성립이 되고 그렇지 않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나아가서 상대가 없는 상태에서에도 남자의 성욕은 배설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무엇입니다.

배설을 해야만 끝이 나는 이 같은 남자의 성욕은 또 아주 단순한 편이어서, 마음이 전혀 함께 움직이지 않고 몸만 움직여져도 발동이 걸립니다.


여기 이 포스터의 여자 사진과 광고 문안 '고객 감동 1위 업소'와 나아가 빨간 글씨로 돋보이게 한 '비키니 입장'은 남자의 성욕을 시각을 통해 자극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런 포스터가 길거리에 붙어 있는 것은 적으나마 광고 효과가 있기 때문일 테고요, 그 광고 효과는 '단순함'과 '배설'이라는 남자 성욕의 특징 또는 속성에 크게 기대고 있지 싶습니다.

남자 성욕의 단순함과 배설=흘러내림은 바로 너절함으로 이어집니다. 마음이 아니라 몸으로만 하는 성행위, 마음이 없고 몸으로 하면서도 어쨌든 배설을 해야지만 끝이 나는 것이 저는 너절하게 여겨집니다.

이런 너절함이 개개인 남자의 문제로 한정되지 않고, 저렇게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일단 내다 팔고 보는' 자본주의 질서와 맞물리면서, 사회 전체를 좀더 너저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적어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저도 남자지만, 저런 포스터를 볼 때는 제가 남자라는 사실이 참 싫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냥 생긴 대로 살아갈 뿐이라고 여기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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