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편집국장의 휴대전화를 공개하는 이유

기록하는 사람 2010. 11. 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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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남도민일보>는 그간의 신문제작 관례에서 약간 벗어난 두 가지 시도를 해봤다. 10월 25일(월)자 1면을 마창진 통합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옛 마산시청(현 마산합포구청) 인근 식당과 가게 상인들의 이야기로만 채웠다는 게 그 하나요, 다른 한 가지는 10월 29일(금)자는 통합 창원시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리는 가고파 국화축제 특별판 4면을 별지로 제작한 것이다. 둘 다 독자와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25일자의 경우 종합일간지가 1면을 통째로 할애해 한 가지 주제의 기사로만 채우는 것은 좀 이례적이다. 게다가 "지역 상권 다 죽인 통합, 누가 하자 했나"라는 헤드라인도 다소 도발적이긴 했다. 하필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만 등장시켜 통합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킨 게 아니냐는 논란도 있을만 하다.

하지만 통합이라는 행정행위를 통해 덕 본 사람들보다는 어려워진 사람들을 더 챙기고 어루만져야 하는 게 지역언론의 책무라고 생각했다. 그건 행정기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그런 분들의 아픔을 드러낸다고 해서 당장 무슨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고는 있어야 보듬을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의 피해자나 피해지역이 꼭 그곳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추가 제보를 받아보기로 했다. 반응이 대단했다. 트위터 DM(Direct Messages)이나 페이스북 쪽지, 블로그 댓글 등을 통해 무려 50여 건의 제보와 격려가 쏟아졌다. 하나같이 다 일리 있는 내용들이었다. 시나브로 모두 취재해 볼 생각이다.

선비 님이 찍은 사진. http://metablog.idomin.com/blogOpenView.html?idxno=94305

독자와 가까워지고 지역발전에도 기여하는
더 획기적인 신문제작 아이디어 없을까요?

국화축제 특별판 별지 인쇄는 이른바 공공저널리즘(Public Journalism) 차원의 시도였다. 신문이 기계적인 균형과 객관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나아가 지역의 공공 의제나 과제에 직접 개입하는 보도방식을 말한다. 그런 차원에서 창원은 물론 나머지 시·군 독자들에게 국화축제를 적극 알리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또한 이 특별판 별지는 추가로 인쇄해 축제 현장을 찾는 시민들에게도 나눠드리고 있다.


이틀간 축제현장을 찾아 독자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폈더니 특히 '오동동 아귀찜·복요리 골목'과 '신마산 통술거리', '진전면 주물럭 골목' 등 먹을거리와 주변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 3면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국화축제 현장에서 경남도민일보 특별판을 나눠주고 있는 모습.


사실 균형만 따지자면 경남에만 연간 112개에 이르는 시·군 축제 모두를 이렇게 대접했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여력이 닿는대로 지역의 명품 축제들을 선별해 이런 방식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또한 꼭 축제가 아니더라도 중요한 행사라든지 의제가 있으면 특별판을 통해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편집국장을 맡고 보니 가장 반가운 게 '제보'와 '제안'이다. 국화축제 특별판도 '제안'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지금 '지역밀착보도'와 '공공저널리즘'을 더 전면화, 정교화하려는 고민에 빠져 있다. 저에게 직접 전화(010-3572-1732)를 주셔도 좋고, 댓글이나 트위터(@kimjoowan) 뭐든 좋다. 매일 18면에 나가는 '독자와 톡톡'에 이야기해주셔도 된다. 아침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편집국(250-0171) 당직자에게 전화하면 거기에 실린다. 독자 제현의 아낌없는 질정과 지도를 바란다.

※엊그제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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