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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70년대 술집촌을 찾아서

기록하는 사람 2010. 10. 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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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만에 헐리게 되는 마산 오동동 아케이드를 앞서 소개한 바 있다. 1970년 마산 회원천을 복개해 그 위에 지은 복합 상가건물이 오동동 아케이드다.

1층이 시장이라면 2층은 오늘날의 오피스텔처럼 주로 사무실 용도로 분양됐다. 그 뒤에 한 동의 건물이 더 있는데, 2층은 아파트이고, 1층은 역시 점포들도 들어찼다.

오동동 아케이드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2010년에 마지막으로 보는 70년대 풍경
마산 오동동 아케이드를 아시나요?
37년만에 사라지는 '오동동 아케이드'(이승환 기자)
정동재 마산자유시장번영회장이 전하는 40년사(이동욱 기자)


오동동 아케이드의 좌우 골목길은 온통 술집이었다. 여인숙 같은 숙박업소도 많았다. 특히 위 사진 왼쪽 입구에 안경이야기 가게 길은 이른바 '방석집'이 줄을 지어 들어서 있다고 하여 '나래비 술집 거리'라고도 불렀다. 나래비 술집은 그 골목쪽 아케이드 건물에도 들어섰다. 그런 술집들도 이젠 아케이드 건물 철거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2일 재야사학자 박영주 씨와 건축설계사 신삼호 씨와 함께 찾은 술집촌은 거의 대부분이 문을 닫았으나, 아직도 몇몇 술집은 그대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아케이드는 10월 중순부터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철거가 끝나면 본래의 하천으로 복원된다.


안경이야기 다음 집은 '새 극동 숯불갈비집'이었다. 여기서부터 모텔과 방석집이 나래비를 서 있다.


천궁불사 자리도 원래는 술집이었다. 그런데 이 집의 구조가 참 재미있다. 그야말로 70년대식이다.


위 사진에서 보듯, 1층에는 '천궁불사'가 있고, 왼쪽 대문으로 들어가면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에 화장실이 있다.


2층에 적어도 두 가구 이상이 살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물론 계단에 위치한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화성양복 옆집도 지금은 간판이 없지만 술집이었을 것이다.


창틈으로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누군가가 오토바이를 갖다 놨다.


오른쪽 아케이드 건물의 내부는 이미 이렇게 뜯겨 있다. 왼쪽은 역시 술집촌이다.


아직 간판을 달고 있는 방석집도 있다. 박영주 씨가 사진을 찍고 있다.


봄버들이란 술집이다. 그러나 창문이 깨져 있다.


깨진 창문으로 내부를 들여다 보았다. 아직 술집 시설들이 남아 있다. 냉장고가 아주 크다.


아케이드 건물 자체에도 '부메랑' '길손' 등 방석집이 있다. 그러나 역시 내부는 모두 뜯겨 있다.


이 집은 2007년 영업정지를 당한 집이었다.


행정처분(영업정지) 표시가 그대로 붙어 있다. 아마도 2007년 당시 6개월간 영업정지를 당한 후 그대로 폐업한 것 같았다.


내부 모습이다. 대체로 이 동네 방석집은 이렇게 주방 하나에 두 세 개 정도의 좁은 방이 있다. 이런 방에서 맥주를 박스째 갖다놓고 접대여성들과 함께 술을 마신다.


거리가 황량하다. 중국의 오래된 도시 뒷골목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좁은 골목길을 술취한 주당들이 무수히도 들락거렸을 것이다.


연분홍이다. 이 집은 아직 영업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소연정이다. 폐허였다.


소연정 내부 모습이다. 역시 방이 두 개, 주방이 하나였다.


이 집도 아직 영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주인 아주머니와 간단한 인터뷰를 했지만,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공개하진 않는다.


이제 아케이드 건물이 끝나는 부분이다. 1층에는 이런 술집이 있고, 2층은 아파트다.


내부는 제법 방이 한 두 개 정도 더 많았다. 이 정도면 꽤 규모가 있는 술집이다.


이런 집도 아직 영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케이드 상가 뒤편이다.


이제 아케이드와 자유시장 아파트가 모두 끝났다. 뒤편에서 앞쪽을 보고 찍어 봤다.


조금 멀리서 찍은 자유상가 아파트 뒤편 모습이다.


더 위쪽 복개천 주차장쪽에도 이런 술집은 계속 이어진다.


이 집 간판은 지워져 있지만 역시 방석집이었다.


이제 복개 주차장 중간쯤에서 길을 건너 걸어내려가야 겠다.


길을 건넜다. 건재 철물 열쇠점 오른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오른쪽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으로 내려간다.


다시 자유상가 아파트가 보인다.


아주 특이한 집이 하나 눈에 띄었다. 바로 '햄버거 실비'집이었다. 전화번호가 두 자리 수인 걸로 보아 오래된 집인 건 알겠는데, 대체 햄버거 실비집이 어떤 집이었는지는 짐작하기 쉽지 않다.


회원천 복개가 시작된 지점이다.


이렇게 개천을 덮어 그 위에 무수한 술집이 있다.


당시에도 하천을 정비한답시고 이렇게 콘크리트로 덮었다.


이번에 아케이드를 철거하고 이 하천을 복원한다고 한다. 또 다시 콘크리트로 치장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런 모습도 하천이 새로 정비되면 볼 수 없을 풍경이라 좀 많이 찍었다.


자유상가 아파트 뒤쪽 시작되는 부분이다.


맨 위 사진에서 볼 때 오른쪽 골목이 뒤쪽에서 시작되는 곳이다. 이 골목은 유흥주점인 방석집보다 허름한 통닭집이나 튀김, 막걸리집 등이 많았다.


실비집이다. 가오리무침, 조기매운탕 등이 주 메뉴였다.


이런 허름한 술집도 즐비하다. 신삼호 건축설계사다.


역시 실비집이다. 돼지두루치기, 닭밤, 두부김치, 가오리무침, 골뱅이무침 등이 주 메뉴다. 에어콘 가동중이라는 글자가 이채롭다.


지금은 한적하지만 한 때 이 거리는 퇴근 후 수출자유지역 노동자들과 좀 불량끼 있는 고등학생들로 붐볐다.


한 허름한 술집을 골라 막걸리 한 잔 하러 들어가 봤다.


그 술집 안에서 창을 통해 내다본 골목 모습이다.


자세히 보니 연탄직매소가 있다. 요즘 보기 드문 연탄집이다.


우리가 들어가자 할머니가 부리나케 선풍기를 틀어준다.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아구찜과 수제비, 돼지국밥은 서로 별 연관성이 없는 요리인데, 이걸 주종목으로 한다는 게 좀 특이하다.


생막걸리 한 병을 시켰다. 오이를 깎아 고추장과 함께 준다. 경상도에선 이렇게 오이를 고추장에 찍어먹는 습성이 있다.


천장 모습이다. 세월의 이끼가 끼어 있는 것 같다.


메뉴판이다. 거기에 인쇄된 전화번호도 여전히 두 자리 숫자다. 주인할머니의 점퍼가 삶의 고단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내다 보니 동도여인숙도 있다. 여인숙 건물 옥상에 슬레이트 지붕의 가건물이 눈길을 끈다. 저기서도 누군가가 오랫동안 살림을 살았을 것이다.


간판에 '욕실, 에어콘 완비'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여인숙에 욕실과 에어컨이라면 상당히 수준높은 여인숙이다.

마지막으로 술집 주인할머니의 간단한 인터뷰 동영상을 곁들인다. 할머니는 30여 년 이상 이 근처에서 튀김집부터 시작하여, 통닭집과 지금의 이 가게에 이르기까지 장사를 하여 아이들 시집 장가 다 보냈다고 한다. 수출자유지역에 아는 동생들이 많아 한동안 장사가 잘 되었고, 상고와 마고 등 고등학생 단골들도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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