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중앙일보 임현욱이라는 기자의 경우

김훤주 2010. 10. 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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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에 임현욱이라는 기자가 있나 봅니다. 이 기자는 지난 17일치 <중앙 SUNDAY>에서 경남 양산 천성산 밀밭늪과 화엄늪을 둘러본 발길을 바탕삼고 자기가 보지도 않은 도롱뇽을 내세워 지율 스님을 때리는 기사를 썼습니다.

관련 블로그 : 지율스님을 때리려면 좀 똑바로 때려라 

그런데 임현욱이라는 기자가 지율 스님을 어떻게 취재했는지에 대해 지율 스님한테서 얘기를 듣고나서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타당한지, 취재 윤리에 어긋나지는 않는지 등등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율 스님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지율 스님에 따르면 임현욱이라는 기자는 자기 신분을 속였습니다. '전쟁 또는 천재지변에 준하는 사태'가 아니면 이렇게 기자가 신분을 속이는 일은 없습니다.

저는 다만 적기만 하겠습니다. 판단은 읽으시는 분들의 몫입니다. 물론, 읽고 나서 아무 판단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경북 상주 지율 스님이 사는 집. 들머리에 수수와 들깨가 노랗게 물들어 있다. 10월 22일 찍었다. 오른쪽부터 블로거인 실비단안개와 달그리메, 지율스님.

때는 10월 15일 오후 2시입니다. 임현욱이라는 기자는 당시 정황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15일 오전 찾아간 그의 집은 비어 있었다. 이웃 주민은 '1년째 여기 살고 계세요. 이틀 전에 나가시는 것을 본 게 마지막이에요. 한 번 나가시면 3~4일이고 일주일이고 기약 없어요. 우리야 밤에 지나가다 집에 불이 켜진 거 보면 집에 계시는구나 하고 아는 거죠'라며 '스님이 발이 없어요(차가 없어요). 그래서 지프나 관광버스가 집 앞에서 모셔가고 모셔 드리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오후 2시 마을 주민의 도움으로 지율 스님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서울에 있는데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했다. 기자와의 통화 내내 인터뷰는 거절했다. 지율 스님과 나눈 10여 분간의 통화 내용을 전한다."

지율 스님은 이랬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있는데 집 주인한테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래서 받았지요. 서울에서 학생이 찾아왔다고 하면서요. 그래 바꿔 주기에 통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받으니까 말을 싹 바꿔서 중앙일보 인턴기자인가 학생기자인가 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뷰를 않겠다고, 지금 끊어라고 했지요. 그냥 찾아온 학생 같았으면 당연히 그렇게 안 했지요. 내가 없어서 헛걸음을 하게 생겼는데 열 번이라도 전화를 받지요.

그런데 안 끊는 거예요. 통화를 하는 동안 열 번도 넘게 끊어라고 했을 겁니다.

왜 먼저 끊지 않았느냐고요? 학생이라 해서, 아직 20대 초반 어린 나이라서 상처 받을까봐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어떻게 보면 종교인의 여린 마음을 이용한 거지…….

중앙일보 기자가 제게 거짓말을 한 거예요. 처음에 중앙일보 기자라고 했으면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을 거예요. 학생이라 해서 전화를 받았고 학생기자(또는 인턴 기자)라 해서 전화를 끊지 못했지.

자꾸 도롱뇽이 어떻고 천성산이 어떻고 하는 거라. 그래 지금은 그런 데 대해 말할 때가 아니다, 나는 중앙일보하고는 인터뷰 안 한다 했는데도 자꾸 묻는 거예요."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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