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뉴미디어

내 블로그 글로 오마이뉴스 원고료를 받다

기록하는 사람 2010. 10. 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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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마침내 외부 블로그의 글을 자사 페이지의 콘텐츠로 삼기 시작했다. 오마이뉴스에 이른바 메타블로그 역할을 추가한 것이다.

게다가 외부 블로그의 좋은 글에도 원고료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오마이뉴스에 링크시킨 블로그 글이 메인화면에 배치되면, 그 등급에 따라 기사와 똑같이 원고료를 지급한다. 딸림 기사는 1만 원, 버금은 1만 2000원, 으뜸은 2만 4000원, 오름은 3만~5만 원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에 외부 블로그 글을 송고하는 방식은 올블로그나 믹시 등 기존의 메타블로그와 좀 다르다. 한 번 RSS를 등록해놓으면 실시간으로 자동 송고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블로그 운영자 자신의 RSS를 등록해놓으면 자동으로 최신 글 10개의 리스트가 나타난다. 그 중 하나씩을 골라 테그를 삽입한 후 등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오마이뉴스가 외부 블로그 글을 송고받아 콘텐츠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런 방식이 좀 번거롭긴 하지만, 오마이뉴스 입장에선 가치없는 스팸성 글들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물론 일정기간 심사를 거쳐 확실히 검증된 블로그의 경우, 자동으로 송고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는 건 기술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참고 : 오마이뉴스 외부블로그 입력 도움말

또한 오마이뉴스의 특허상품인 '좋은 글 원고료 주기' 소액결제 위젯의 경우, 글을 링크한 후 자동생성되는 테그를 자신의 블로그에 삽입해줘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다.

오마이뉴스의 특허상품인 좋은 블로그 원고료 주기 위젯.


어쨌든 그동안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로 활약하다가 '시민미디어(블로그)'로 이적한 분들에겐 반가운 서비스인듯 하다. 사실 나 또한 그랬다. 블로그가 아주 유용한 '시민미디어'라는 걸 알기 전에는 전국적으로 공유할만 하다 싶은 뉴스를 곧잘 오마이뉴스에 올리곤 했다.

그러나 블로그를 알게 된 후부터는 점점 오마이뉴스와 멀어져 갔다. 내 공간(블로그)가 아닌 매체에 내 콘텐츠를 저장해두는 것도 마뜩찮았고, 무엇보다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려놓고 편집자에 의해 간택(?)되는 과정이 너무 길고 지루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마치 심사위원 앞에 서있는 수험생 같은 기분이어서 그리 유쾌하지도 않았다. 간혹 글이 선택되지 않아 노출기회조차 박탈당했을 땐 몹시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물론 이번 오마이뉴스의 외부블로그 정책도 메인에 기사를 뽑아낼 권한은 전적으로 오마이뉴스 편집자에게 있다. 하지만 최소한 글의 노출자체를 심사하는 과정은 없어졌다. 따라서 자신의 글을 오마이뉴스에 송고했을 경우, 아무리 못해도 몇 회의 트래픽 정도는 얻을 수 있다.

오마이뉴스에서 외부 블로그 글을 볼 수 있는 페이지.


현재 외부블로그가 송고한 글을 볼 수 있는 페이지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에 있다. 오마이뉴스>오마이뉴스 E노트>점수블로그에 들어가야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서비스가 인기를 얻게 되면 좀 더 쉽게 볼 수 있는 메뉴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실험삼아 어제 오늘 사이 네 건의 이 블로그 글을 오마이뉴스에 입력해봤다. 그랬더니 제법 트래픽이 유입됐다. 특히 어제 저녁무렵부터는 갑자기 오마이뉴스가 유입경로로 찍힌 트래픽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메인화면 허리 쯤에 있는 포토뉴스에 내 글이 편집되어 있었다.

오마이뉴스 메인 허리 부분에 있는 포토뉴스에 내 글이 편집되어 있었다.

오마이뉴스에서 유입되는 트래픽이 만만찮았다.


오늘 아침 오마이뉴스에 로그인한 후 원고료를 봤더니, 기존에 송고했던 기사와 함께 '버금' 등급으로 1만 2000원의 원고료가 들어와 있었다.

아! 그리고 블로그 글 아래에 붙여둔 '좋은 블로그 글 원고료주기' 위젯을 통해 '종근당'이라는 분이 1000원의 소액결제를 한 것도 수수료를 제외하고 600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외부 블로그 글로 처음 받은 원고료. 1만 2600원이었다.


물론 모든 블로그가 오마이뉴스와 궁합이 맞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포털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력있는 시사블로거들의 경우, 오마이뉴스의 이번 서비스로 다시 한 번 '시사 부흥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오마이뉴스 역시 이번 서비스로 강호의 실력있는 시사블로거의 총본산이 된다면 1세대 시민기자 시대를 연 데 이어, 2세대 시민미디어 시대를 열어젖힌 매체가 될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의 이번 외부블로그 정책이 어떻게 변화 발전해나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덧 : 그러나 블로그의 글을 새창뜨기로 열 수밖에 없는 메타블로그의 경우, 좋은 글들을 링크함으로써 방문자를 불러들일 수는 있지만, 모(母) 사이트의 페이지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블로그 서비스를 통해 오마이뉴스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난망하다. 오마이뉴스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갈 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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