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이달곤, 낙하산은 해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다

김훤주 2010. 5. 3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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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마-불출마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2009년 가을 신문 방송에서 자신의 도지사 출마를 얘기하자 출마를 고민하게 됐다는 이달곤 한나라당 경남도지사 후보. 

우습습니다. 남들이 자기를 두고 하는 말을 듣고 그 말대로 해 볼까 고민하게 됐다는 게 코메디입니다.

올해 1월 25일 김태호 당시 경남도지사가 불출마 선언을 하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는 이달곤 한나라당 경남도지사 후보. 경쟁자가 줄어 그럴 수 있다고는 하지만 또한 우습습니다.

한나라당 안이든 밖이든, 자기가 여태 경남과 관련이 없게 살아왔으면서도 이런 정도만 갖고 어떻게 출마하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1월 14일 마창진 통합 준비위원회 출범식 자리에서 단호하게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이달곤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 안으로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면서도 말은 달리 했습니다. 여운을 남길 수도 있었는데 싹뚝 잘라 말했습니다.

3월 8일 이달곤의 경남도청 프레스센터 기자회견 모습. 1월 14일 불출마를 단언했던 바로 그 장소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3월 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김태호가 사퇴하지 않았다면 출마하지 않았다고 변명을 늘어놓았던, 이미 결심을 해놓고서도 3월 4일 지방선거 출마 공직자의 사퇴 시한까지 질질 끌었던 이달곤 한나라당 경남 도지사 후보.

<경남도민일보> 2월 23일치 보도에 따르면, 이달곤 후보는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자리에 있었는데, 기자가 출마하는지 여부를 전화로 묻자 "기다려 달라. (청와대에서) 전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2. 이방호 예비 후보의 중도 사퇴 배경도 미심쩍다

한나라당은 이달곤 예비 후보와 이방호 예비 후보가 맞서 있던 상황에서 여론조사 결과 13~15%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경선을 하지 않는다고 결정을 했습니다.

한나라당이 당시 내세운 원칙은 여론조사에서 20%에 못 미치는 차이가 나면 경선을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를 어기고 '토론회 후 여론조사'로 정했습니다.

이에 이방호 예비 후보는 결국 사퇴를 하고 말았습니다. 4월 14일치 <경남도민일보> 기사를 보면, 이방호 예비후보는 "형평성에 어긋난 결정"이라 반발했고 '경선을 하지 않는 것은 특정인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3. '낙하산'은 '해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다

저는 이런 정황으로 이달곤 한나라당 경남 도지사 후보가 '낙하산'이라고 보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보지 않는다 해도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나 마나 부질없는 노릇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낙하산은 낙하산이라서 문제가 아니라 '해바라기'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짜 문제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낙하산은 자기를 낙하산에 실어서 내려보내 주신 '분'을 섬길 수밖에 없습니다.

당선이 되더라도 낙하산은 자기를 뽑아준 지역 주민은 제대로 섬기지를 않습니다. 자기를 도지사 후보로 내려보내 주신 '바로 그 분'만 해바라기 하고 섬기면 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리를 유지하고 앞으로 더욱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데 지역 주민은 별로 도움이 안 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은 자기를 낙하산에 실어서 어디로 보내줄 능력이 없음을 낙하산은 잘 알고 있습니다.

낙하산을 도지사로 뽑으면, 지역 주민은 '찬밥 신세'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경남 도민이 스스로를 '찬밥 신세'로 만들어 버리는 어리석고 또 어리석은 짓인지도 모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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