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별 의미없는 것

종이 재떨이가 나오는 창원의 실비집

김훤주 2009. 7. 23. 00:18
반응형

7월 17일, 몸이 늘어지게 피곤한데도 반드시 해야 할 얘기가 있어서 누구누구랑 술집에 갔습니다.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창원 용호동 무학상가 1층 '무학실비'라는 곳인데요. 명태전이랑 쭈꾸미 안주가 좋은 집이랍니다. 값도 비싸지 않고요.

전에도 몇 번 걸음한 적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자리가 없어서 돌아나오곤 했는데 이 날은 조금 일찍(저녁 7시 즈음) 가서인지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래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아주머니가 접은 종이 두 장을 주고 갔습니다.

무슨 광고 전단 같은 것이었는데 '이게 뭐지?' 하고 집어서 펴 보니까 재떨이였습니다. 그래 고개를 들어 둘러 보니 손님들 탁자마다 죄다 주어져 있었습니다. 동행한 친구와 저는 둘 다 '아하!' 하면서 참 좋은 방법이라고 무릎을 쳤습니다.

환경-자원 재활용 차원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담뱃재와 담배꽁초를 처리하는 면에서 아주 간편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플라스틱이나 유리로 만든 재떨이는 한 번 쓰고 나면 씻어야 하니까 소비되는 물이랑 견주면 환경 측면에서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카메라를 갖고 가지 않아서 들고 다니는 손전화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렇게 블로그에 올려 다른 이들에게 소개를 좀 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말씀입니다. 여기에 더해 물수건을 접어서 안에 넣으니 재도 날리지 않았습니다.


그래, 술은 얼마나 마셨느냐고요? 2만원짜리 쭈꾸미 안주 하나에 소주 네 병을 마셨습니다. 재미있는 종이 재떨이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서인지 얘기도 결말이 좋게 났습니다. 3만2000원 내고 상큼한 기분으로 술집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요, 술자리를 마치고 오줌이 마려워 변소에 들렀더니 거기에 글쎄, 동네가 유흥가가 아닌 주택가인데도 변기 위에 이런 요상한 명함 전단이 쫙 깔려 있더군요. 러브호텔은커녕 변변한 여관도 하나 없는 동네인데 말입니다.

이런 것 뿌려도 그다지 보람이 있는 동네가 아닌데 도대체 왜 했을까 싶었습니다. 행여나, 가정집까지 이런 출장 서비스가 된다는 그런 얘기는 아니겠지요? 하하.

김훤주

밤의 일제 침략사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임종국 (한빛문화사, 2004년)
상세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