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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시다바리'가 판치는 한국언론계

내가 처음 기자생활을 시작하던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랬다. 선배들은 경찰서장실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다리를 꼰 채 담배를 피라고 했다. 대개 경찰서를 첫 출입처로 배정받은 신입기자들은 20대의 새파란 나이다. 그러나 무릇 기자란 자신이 속한 신문사를 대표하여 독자들의 알 권리를 위임받은 사람이므로 경찰서장은 물론 어떤 권력자 앞에서도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해야 한다는 선배들 나름의 교육방식이었다. 물론 그 때도 뒷구멍으로는 권력자나 정치인에게 빌붙어 용돈깨나 받아쓰면서 브로커 짓을 한 기자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예 드러내놓고 권력자 밑에 들어가 '시다바리질'을 하는 기자는 (내가 알기론) 없었다. 그만큼 기자라는 직업이 먹고 살기는 어렵지만, 기개나 자존심만큼은 그 어떤 지사(志士) ..

블랙투쟁 완성 위해 목요일엔 짜장 먹자!!

“아니, 무슨 투쟁이, 왜 이리 럭셔리(luxury)해……?!” 우리 경남도민일보 기자회 이승환 사무국장이 제 얘기를 듣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조 사무실 앞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11월 6일 목요일 언론노조 파업 승리와 YTN 사수를 위한 출정 기자회견을 창원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하고나서 제가 ‘블랙투쟁’을 위해 돈 좀 썼다고 했을 때 나온 대꾸입니다. 블랙투쟁은, 아시는 대로 YTN 지부 조합원들이 해고 6명 정직 6명 등 33명이 대량 징계를 받은 데 항의해 검은 옷을 입고 취재․출연하는 행동을 이릅니다. 언론노조 지침에 따라 10월 30일 블랙투쟁데이가 처음 시행됐고 이달 6일은 두 번째 날이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남도민일보지부 식구들은 까만 옷을 입었습니다. 제게는 2006년..

현 정국에서 언론노조가 해야 할 일

7월 23일 서울투쟁을 다녀왔습니다. 정식 이름은 ‘2mb정권 언론장악 저지 경고파업’이었습니다. 알려진대로 주최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했습니다. 1. 예전보다 늘어난 지역의 참여 노동부 창원지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동향 파악이 목적이었나 봅니다. 생전 없었던 일입니다. “그냥 알아보기만 하려고” 어쩌구 했습니다.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어 언짢았지만 한편으로는 흐뭇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여태까지는 아무리 돌아 다녀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실체를 인정한 것이거든요. 제가 지부장으로 있는 경남도민일보지부는 조합원이 80명이 채 안 되지만 이번 서울행에 14명이 참여했습니다. 부분파업 수준이었습니다. 경남신문지부도 두 자리를 채웠고 3명도 어렵다던 국제신문지부도 예상보다 두 배 많이 참여했습니다. 며칠 전..

표완수와 정연주와 언론재단 이사장

언론노조가 17일 임시대의원회에서 7월 23일 총력투쟁을 결의했습니다. 이에 발맞춰서 제가 몸담고 있는 경남도민일보지부도 부분파업을 23일 치를 계획입니다. 이날 우리 지부 전체 조합원 75명 가운데 15~20명이 일손을 놓고 서울에 가서 파업전진대회와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우리 조합의 총력투쟁 결의는 이명박 정권의 전면적인 신문 방송 장악 정책에 근본 원인이 있지만, 직접 계기는 YTN 낙하산 사장 선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낙하산을 막으려고 YTN지부는 단식도 하고 용역 덩치들과 몸싸움까지 벌였지만 14일에 이어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낙하산이 ‘일단’ 사장으로 뽑히고 말았습니다. 알려진대로 낙하산은, 낙하산에 매달려 있는 것은, 지금 대통령 이명박의 지난해 후보 시절 언론 특보 출신인..

언론노조보다 ‘언론 자유’ 강조한 여자 분

14일 새벽 5시 길을 나서 서울에 갔습니다. 아침 9시 YTN의 낙하산 사장 선임 저지 투쟁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낙하산 사장 내정자는 알려진대로 대통령 이명박의 후보 시절 언론특보 구본홍입니다.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이 5층 주주총회장과 그리로 이르는 엘리베이터 등에서 ‘용역 덩치’들과 몸싸움 등을 하고 있을 때 저는 다른 지부 조합원들과 더불어 YTN건물 1층 로비에서 집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구본홍 사장 선임은 일단 저지됐습니다만, 16일 “내일 YTN주총 9시 상암동DMC 누리꿈스퀘어-8시 집결 요망”이라 문자가 들어왔습니다. 대통령 이명박, 짐작은 했습니다만, 참 뻔뻔하고 끈질깁니다.) 이날 집회에서는 저도 가장 멀리에서 온 죄(?)로 앞에 끌려 나가 한 마디 말씀을 올리기도..

조중동이라면 YTN 집회 보도 어찌 했을까?

YTN 낙하산 사장 선임 저지 투쟁을, 만약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나 동아일보가 보도를 한다면 어떻게 할는지 궁금스러웠던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14일 오전 9시 30분을 살짝 넘은 시각입니다.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은 용역 덩치들과 한창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저는 건물 바깥에 있다가 다른 지부 조합원들과 함께 1층 로비로 들어갔습니다. 저희들은 안에서 집회를 했고 언론노조 조합원이 아닌 민주 시민’들은 건물 바깥 양쪽 출입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했습니다. 건물 바깥 ‘민주 시민’들은 쨍쨍 내리쬐는 햇살을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었고 저희가 있는 1층 로비는 냉방이 잘 돼 있어서 서늘한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우리만 시원한 안으로 들어온 것 같아서 좀 미안한 느낌에 ‘민주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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