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 때문에 택배 서비스를 자주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 손전화에는 택배 기사 손전화 번호가 들어가 있습니다. 필요할 때 ‘ㅌ’하고 ‘ㅂ’을 찍으면 바로 연락이 되도록 말입니다. 택배 기사에게서 명함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를 자기 손전화에 집어넣고 주인 이름을 ‘택배기사’라 적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번호를 물끄러미 바라볼 일이 생겼답니다. 여태껏 이른바 그루핑(grouping)하지 않고 전화번호를 그냥 마구 집어넣었다가 이번에 틈이 나서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 하더군요. 그이는 ‘택배기사’를 ‘거래처’ 그룹으로 분류해 넣었답니다. 그러는데, 그야말로 아무 까닭 없이, 어머니가 떠오르더랍니다.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말입니다. 어머니는 학교 문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