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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빵 3

드물게 남은 흙길을 시내버스로 찾아갔다

흙길이 무척 드문 세상이 됐습니다. 대부분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를 뒤집어 썼고요 아니면 잘게 부순 자갈을 깔아 흙기운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길이 거의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런데 밀양에 이런 흙길이 있습니다. 동천 물줄기를 따라 늘어선 둑길이 그렇습니다. 물론 모두 흙으로 돼 있지는 않습니다. 콘크리트가 깔려 있는 데도 있답니다. 하지만 걷기를 즐기는 이에게는 이런 정도라도 흙길이 남아 있으니 반가울 따름입지요. 동천 둑길 또한 다른 둑길과 마찬가지로 군데군데 끊겨 있습니다. 벼랑을 만나 둑을 쌓을 필요가 없는 데는 둑도 둑길도 없습니다. 대신 도로로 올라가야 하는데, 동천 둑길과 이어지는 도로에는 다행히도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답니다. 옛 국도 24호선입니다. 새 국도 24호선이, 옛 국도 24호선을..

가본 곳 2011.12.20

쇠락한 농촌에 유일하게 남은 동네점빵 풍경

설 연휴는 끝났지만, 저는 아직 시골 고향에 있습니다. 설 직전 병원에서 퇴원한 아버지를 혼자 두고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곧 정리할 회사에는 일단 휴가를 냈습니다. 설 쇠러 왔던 자녀들이 모두 떠난 시골마을은 한적하기 그지없습니다. 여기서 저는 사흘째 아버지와 함께 밥을 먹고 치우고, 식후 약을 챙겨드리고 무료하게 텔레비전을 보다가, 다시 밥을 짓고 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 물을 끓일 보리차가 떨어져서 사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차가 없습니다. 물론 운전도 못합니다. 여기서 읍내까지 가려면 10리 길입니다. 택시를 대절내면 왕복 1만 4000원입니다. 보리차 하나를 사기 위해 택시비 1만 4000원을 쓰긴 아깝습니다. 큰 길가에 올라가면 당연히 가게가 있을 걸로..

고색창연한 광주의 점빵들

지난 주말(17~18일)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전에도 여러 번 광주에 간 적이 있지만, 이번만큼 마음이 편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별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집회나 행사에 꼭 참석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겉만 번지르한 국립5.18민주묘지에 참배하고픈 마음도 없었습니다. 토요일 저녁,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과 술을 먹고 옛 도청이 내려다 보이는 금남로의 한 호프집에서 맥주도 한 잔 했습니다. 그리고 옛 광주시청 근처에 있는 고색창연한 금수장관광호텔 온돌방에서 푹 잤습니다. 이름은 호텔이지만 숙박료(4만5000원)는 웬만한 모텔만큼 저렴하더군요. 게다가 멤버쉽을 가진 분이 계셔서 할인요금(3만 원)으로 잤습니다. 아침에 호텔서 된장찌게를 먹고 일행을 보낸 후, 혼자서 여유롭게 거리를 걸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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