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11월호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 “시어머니는 아들과 따로 밥상을 차리셨어요. 남편은 혼자 독상을 받았고 저와 시어머니는 부엌 한켠에서 밥을 먹었죠. 어린 시절 친정엄마와 함께 한 자리에서 밥 먹던 저에겐 충격이었죠. 태어나 27년 만에 가부장적 생활이 무엇인지 알게 된 거에요.” 이번호에서 박민국 기자가 인터뷰한 시민운동가 이경희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가정에서 60~70년대를 지낸 사람들이라면 대개 비슷한 모습으로 식사를 했을 겁니다. 저희 집도 그랬으니까요. 장남인 저는 아버지와 겸상을 받았고, 누나와 여동생들은 둥근 도레상에서 따로 밥을 먹었습니다. 오래된 기억이지만 계란이나 생선 등 귀한 반찬은 아버지와 제가 받은 겸상에 놓였습니다. 어머니는 정지(부엌)와 연결된 샛문을 오가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