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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무덤 2

우익단체가 이 영화에 침묵하는 까닭

우리나라 교과서는 한국전쟁 전후 국군과 경찰의 민간인학살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나 나치의 유태인학살이나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는 가르친다. 적어도 내가 학교 다닐 때는 그랬다. 기자가 된 후 우리나라에도 그런 세계적인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에 버금가는 국가범죄가 있었다는 사실을 취재하면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그런 엄청난 사건이 반세기가 넘는 동안 철저히 은폐되고 유족 또한 침묵을 강요당해 왔다는 사실, 지금도 우리가 흔히 쓰는 ‘골로 간다’(골짜기에서 총살 암매장) ‘물 먹인다’(바다에서 수장)는 말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 배신감이란…. 1999~2000년 같은 마음을 가진 학자와 언론인, 사회단체, 유족들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운동에 나섰고, ..

팩트의 힘은 강하다는 걸 보여준 영화 레드 툼

"저는 아버지란 사람이 원래 없는 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좀 커서 보니 다른 아이들 집에는 아버지가 있는 거에요. 그때서야 우리 아버지만 없다는 걸 알았지요." 엄마 뱃속에서 아직 태어나기도 전 아버지를 잃었던 한 강병현 진주유족회장의 말이다. 그의 아버지는 1950년 이승만 정권의 불법적인 민간인학살로 살해됐다. 그는 이 말을 하면서 굵은 눈물을 흘렸다. 보통 우리는 부모를 잃고 1년 만 지나도 슬픔을 잊는다. 아버지 제사가 돌아와도 우는 경우는 없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영화 (감독 구자환)에서는 나이 80이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65년 전 헤어진 사람을 그리며 서럽게 운다. 빗속에서 진흙탕에 막걸리를 뿌리며 운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원통하게 했을까? 영화 은 어설프게 설명하려 들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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