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향 창녕에는 관룡사라는 절간이 하나 있습니다. 창녕읍 옥천 골짜기에 있습니다. 어릴 적 ‘국민’학교 시절에는 6학년이 되면 이곳 관룡사로 창녕군 모든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오기도 했습니다. 쌀 두 됫박씩을 숙박비로 내고서 말입니다. 저랑은 인연이 깊은 절입니다. 고3이던 81년 봄과 여름에, 제가 그야말로 세상이 무너지는 엄청난 일을 겪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어버이께서 저를 이 절집에서 두어 달 묵게 하셨습니다. 허리가 너무 아파 약사전 약사여래불 앞에서 밤새도록 염불을 바치시던 젊은 스님이랑 부산 출장이 잦으셨던 주지 스님, 지금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군요. 같이 요사채에 머물던 철학 경제학 공부하시던 대학생 형도 무엇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스물여섯 늦은 나이에 대학 입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