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망치 소리가 피아노 바이올린 소리 같다고 누구든지 그이의 시집에서 '망치의 노래'라는 제목만 보면, 곧바로 '투쟁의 망치로 노동자의 하늘을 여는……' 하는 80~90년대 투쟁 노래 이미지가 떠오를 것입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한 번 보시지요. 누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가 세상 처음 소리처럼 맑아 마음이 다 녹아내리는 누가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가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바람 같은 선율이란 나도 몰래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나도 몰래 다리를 흔들게 하고 나도 몰래 온몸에 활기를 넘치게 하는 선율이란 이런 것이라는 믿음 땅 땅 땅땅 따아앙 따아앙 따아아앙 내 몸이 나도 모르게 긴장에서 풀어지는 저 소리는 나의 피아노 소리 나의 바이올린 소리(전문) 노동이 삶을 포섭하고, 삶이 노동을 포섭했다고 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