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 가면 둔덕면 우두봉에 폐왕성이 있습니다. 고려 때인 1170년 정중부을 비롯한 무신들이 반란을 일으켜 당시 24년째 임금 자리에 있던 의종(1127~73)을 쫓아낸 적이 있습니다. 그 의종이 1170년부터 1173년까지 살았던 데가 바로 여기라고 합니다. 가서 보니 성벽은 장하게 쌓여 있었고 가운데에는 먹을 물로 쓰려고 빗물을 모아두던 시설도 복원해 놓고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의종은 여기서 3년안팎을 살다가 경주로 옮겨진 다음 정중부 일당에게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김보당이라는 인물이 정중부에 맞서 군사를 일으키면서 명분을 얻기 위해 거제에서 의종을 데리고 나와 경주에 갖다 뒀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중부는 김보당을 물리치고 나서는 당연한 순서로 의종을 죽이고는 그 주검을 경주 가까운 데 있는 절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