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옥야고 기자단]
(3) 우포늪 습지와 인간의 삶
갈대로 지붕 만든 하씨 초가 찾아 농지로 개간한 팔락늪 견학도
자연과 공존한 인간에 '감탄'
창녕옥야고(교장 하재경) 우포늪람사르습지도시기자단은 6월 10일 하씨초가, 팔락늪과 팔락정, 가항늪과 가항마을을 찾았다. 이들 장소는 사람들이 습지와 어떻게 관계해 왔는지 알려준다.
이를테면 창녕읍내 술정리동삼층석탑 맞은편 하씨초가는 지붕을 갈대로 이었다. 옛날에는 가까이 있는 창녕천 유역에서 갈대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었겠다. 갈대는 볏짚보다 다섯 배 정도 더 오래간다.
유어면 미구마을 앞 팔락늪은 자연의 산물인 동시에 인공의 산물이다. 옛날에는 팔락늪에서 시작되는 물줄기가 십리 바깥 토평천에 흘러들기까지 주변이 대부분 농지가 아니고 습지였다. 최상류 부분은 습지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농지로 개간했다. 지금 팔락늪은 물길을 통해 토평천까지 이어진다.
팔락정은 물길 위 마을 앞 다리를 건너기 앞서 오른편 언덕에 있다. 1577~80년 창녕현감 한강 정구 선생이 만든 서당이다. 조상들은 아름다운 습지 경관을 공부하는 장소로도 활용하였다.
하씨초가 갈대 지붕 앞에서.
가항마을은 팔락늪 물길이 'ㄷ'자로 둘러싸고 있다. 뒷산 목덜미 부분이 패어 있어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넘쳐 들었다. 한강 정구는 목덜미를 높이는 토목공사를 벌였다. 덕분에 마을은 홍수 위험을 벗어날 수 있었다. 마지막 가항늪에서는 '창녕 도전 골든벨'을 진행했다.
이에 대한 소감문에서 이유진·유나현·임채원·장소영·황가원 다섯 친구의 글을 간추려 싣는다.
유나현 : 선조들과 자연의 공존을 찾아 출발했다. 먼저 하씨초가는 지붕을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갈대로 만들어 여름에는 햇빛이 안 들게, 겨울에는 햇빛이 많이 들게 길게 빼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과 달리 집 주변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야 했던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능동적으로 자연을 이용하며 살아간 지혜에 감탄했다.
다음으로 팔락늪을 갔는데 신기하게도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곳이라 했다. 자연에게서 무조건 영향을 받기만 한 것이 아니라 공존을 위해 자연에도 나름 압박을 가한 선조들이 새삼 대단해보였다.
앞에 정자는 한강 정구 선생이 아이들 교육을 위해 지었다고 했다. 지금은 갇힌 공간에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지만, 뻥 뚫린 공간에서 자연의 바람을 맞으며 공부한 느낌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읍내 술정리 당산나무 그늘에서.
팔락정은 높은 지대에 있었는데 대문 앞에 서서 돌아보니 낙동강과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공부하면 자연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장소영 : 어릴 때부터 쭉 창녕에서 살았지만 우포늪기자단 활동을 통해 창녕에 대해 많이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번에 창녕에 대해 알게 된 점을 토대로 창녕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또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보고 싶다.
창녕에 문화재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각각에 대해서는 많이 몰랐기에 도전골든벨을 하며 조금 부끄러웠다. 활동이 끝날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이 창녕에 대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유진 : 미구마을로 가면서 한강 정구 선생 이야기를 들었다. 배울 수 있는 곳을 만들고 토목공사를 진행했다던 그, 실제로 그가 세운 학당에 가봤다. 아담하고 평화로웠다. 이곳에서 열심히 배움이 이루어졌을 장면을 상상해보니 드라마 속 장면 같았다. '창녕에 이런 곳도 있다니!' 하는 마음이었다.
가항늪에서는 가시연꽃을 보았다. 내가 알던 가시연꽃보다 한참 작았다. 찾아보니 원래 큰 잎이 나면 지름이 200cm까지도 이른다고 한다. 가끔 꽃이 잎을 뚫고 올라오기도 하는데 잎의 성장 속도가 빨라서 일어나는 현상이라 한다. 오늘 가시연꽃의 매력 한 가지를 더 찾았다.
팔락정에서.
임채원 : 기억 속에 맴도는 곳은 팔락늪이다. 바로 옆엔 논이 있으며, 관광지로서 가치는 없어 보였다. 다른 곳과는 차별적으로 인간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존의 역사를 그려왔기에 인상깊었던 것 같다. 팔락늪은 본래 늪이었지만 조상들이 논으로 바꾸었다.
현재 팔락늪은 예전 사람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경관인 것이다. 농사와 수확을 하게 해준 팔락늪도 좋았지만, 늪을 논으로 바꿀 생각을 하고 또 애쓴 사람들이 더 감동이었다.
팔락늪 옆의 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옛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저마다 도구를 갖고 흙을 붓는 모습이 사진처럼 그려진다. 뭔가를 이뤄낸 사람들의 성공담보다 그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 재밌는 것처럼, 이렇게 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미지로 상상하고 있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황가원 : 먼저 하씨초가를 방문하였다. 하씨초가는 지역생산물을 최대한 활용하여 집을 지은 것과 뒤의 정원이 특징이다. 주말에는 개방하지 않는데, 찾아간 10일이 토요일이라 들어가진 못했다. 대신 위쪽 당산에 올라 본 하씨초가는 웅장하진 않았지만 뒤의 정원이 소박하면서도 예뻤다.
가항늪.
다음 팔락늪에 갔다. 다른 늪들과 달리 지명을 따지 않고 팔락정의 이름을 딴 것이 특징이다. 이어 팔락정으로 향했다. 요즘은 교실 안에서 공부하는데 옛날에는 덥거나 추워도 밖(마루)에서 수업하였다고 하니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옛날에는 묻고 답하며 수업했다는 점은 본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항늪에서는 가항정에 올라 '창녕도전골든벨'을 하였다. 가항정은 2층 건물로 옛날 담배 창고를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보기 힘든 구조였기에 더욱 신기했던 것 같다. 이날 도전골든벨을 한다고 열심히 메모하고 숙지하며 얘기를 들었는데 오늘 설명에서는 많이 나오지않아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골든벨을 통해 모르던 사실과 정확히 알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 숙지할 수 있어 좋았다.
후원 :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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