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회의원이 된 안철수 

안철수는 2013년 4월 재·보선에서 노원병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당시 상황에서 나는 '저 사람이 뚝심이 없구나, 마른 자리만 골라 밟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보기에 가장 훌륭한 선택은 부산 영도 출마였다. 부산 영도에는 새누리당 김무성이 나서는 상황이었다. 거기서 김무성을 꺾으면 안철수는 그야말로 단박에 거물이 될 수 있었다. 첫째 김무성이라는 정치 퇴물을 퇴장시키는 선택이었다. 둘째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담대하게 도전하는 패기를 만천하에 각인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안철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자리를 손쉽게 차지하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계속 끌기 위하여 만만한 노회찬을 짓밟았다. 이런 짓밟음은 노회찬만 대상인 것이 아니었다. 안철수는 노회찬 지역구를 빼앗음으로써 노회찬이 폭로했던 삼성 재벌의 검찰 떡값 뇌물을 수장시켰다.

 연합뉴스 사진?

당시 그 선거에는 노회찬 아내가 대신 출마를 했었는데 만약 그이가 이겼다면 노회찬 폭로의 정당함이 대한민국 역사에 더할 나위 없이 분명하게 새겨졌을 것이다. 삼성과 검찰과 정권의 치졸한 짓거리를 유권자 대중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표현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안철수는 2016년 총선에서도 다시 노원병에 나와 재선 국회의원이 되었다. 

2.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된 안철수 

그리고 예상했던 그대로 그런 안철수가 대통령 선거 본선에 나섰다. 국민의당 예선에서 박주선이나 손학규에게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압도는 전혀 이상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한 노릇이다. 상대가 모두 체급이 미달인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를 두고 무슨 대단한 일인 양 호들갑을 떠는 일부 보도를 보면 어떤 숨겨진 속셈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이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예선이 마무리되면서 안희정·이재명으로 모였던 표들이 흩어지면서 안철수가 그 득을 많이 보는 것 같다. 안철수와 문재인의 양강 구도가 현실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과 안철수가 맞붙으면 안철수가 오차 범위 안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긴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가 문재인과 양자 대결이 될 것이고 그러면 자기가 반드시 이긴다고 예전부터 얘기해 왔음을 떠올리며 기세가 등등한 모양이다. 

3. 안철수에 어린 문재인의 그림자 

그러나 나는 이런 장면이 떠오른다. 2012년 문재인을 2017년 안철수가 재현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나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이 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박근혜가 자기 국회의원 자리를 던져버린 때였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겸직할 수 없는 것이다. 

박근혜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가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노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하지만 문재인은 그 같잖은 국회의원 자리를 보물이나 신주단지라도 되는 양 끝까지 부둥켜 안고 나갔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대통령 선거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러므로 떨어지면 국회의원 자리라도 보전하려는 꿍꿍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뒤 문재인은 반성을 하기는 한 것 같다. 2017년 총선에서 문재인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고 개인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전체를 위한 선거운동에 집중을 했었다. 말하자면 스스로를 대통령 후보로 위치지우고 그에 걸맞게 활동을 벌였던 것이다. 

4. 확신한다면 국회의원 자리부터 던져야 

연합뉴스 사진.

반면 안철수는 노원병에 재출마를 했었다. 이로 말미암아 노회찬은 창원 성산으로 지역구를 옮겨야 했다. 이를 두고 옳지 않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당시 상황을 보건대 국민의당 사활과 안철수의 국회의원 당락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안철수가 국회의원 자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지금 상황을 보자면 안철수가 국회의원을 하지 않아도 국민의당은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그런 따위 그만두고 대선에 집중하는 것이 더 이롭다. 비록 대통령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아울러 국민의당 대선 후보인 안철수 개인에게도 나쁘지 않다. 국회의원 자리를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대통령 당선을 장담하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당선이 주관적인 희망이기만 하다면 국회의원 자리를 그대로 갖고 있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한 확실한 팩트라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국회의원 사퇴 선언은 대통령 당선이 확실하다는 자기 확신의 표현이다. 본인의 국회의원 자리를 내놓지 않으면 안철수 스스로도 본인의 대통령 당선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증거가 된다. 아울러 본인도 확신하지 못하는 대통령 당선을 대한민국 전체 유권자를 상대로 호언장담하는 일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볼 때 그것은 사기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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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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