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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접고 단감 농사 뛰어든 이상곤씨 이야기

기록하는 사람 2014. 11. 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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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46) 씨는 창원시 의창구 북면이 고향이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30대 중반까지 창원공단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직장생활이 싫어졌다. 고향으로 돌아왔다. 단감 농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1만 7000여 평의 산지를 임대해 2000여 그루의 단감 농사를 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단감은 연간 4000~5000박스(박스당 15kg), 매출은 1억 원 정도다. 이 가운데 순수익은 농지대와 박스값, 인건비 등 비용 빼고 7000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아내도 있지만 단감 농사는 이상곤 씨 혼자 하고 있다. 아내는 어쩌다 가끔 도와주는 정도라고 한다. 물론 아내도 다른 일을 하면서 번다. 그의 단감 농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30대 중반에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1만 7000평 감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곤 씨.


-전체 1만 7000평쯤 하신다고 했는데, 여기 보이는 감 농장만 하면 몇 평이나 됩니까?

"7000평."


-여긴 임대라고 했는데, 연간 임대료는 얼마나 줍니까?

"200만 원인데, 더 비싼 데도 있습니다. 7000평에 500만 원 주는데도 있습니다. 거긴 창고하고 다 있거든예."


-혼자 2000주 농사를 다 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그래도 우짤낍니까. 해야지요."


몸은 힘들어도 내 일이어서 농사가 좋다


-감 농사는 주로 하는 게 뭐죠? 약 치는 것 하고….

"적뢰(摘蕾, 감꽃솎기) 꽃이 너무 많으면 감이 안 큰다 아입니까. 솎아줘야죠. 그리고 수확하는 것도 일이고."


-감 딸 때는 인건비 주고 사람을 불러서 하나요?

"그렇죠. 이 많은 평수를 혼자서 다 할 수 있습니까?"


-인건비는 얼마나 줍니까?

"올해 밥 싸오고 6만 5000원. 인건비는 해마다 오르고 있습니다. 밥을 사주면 6만 원."


창원시 북면 무동리에 있는 이상곤 씨의 단감 농장.



-처음부터 농사 지으려고 생각했던 겁니까?

"그냥 뭐. 회사 생활이 지겨워서.(웃음)"


-어떤 회사였는데요?

"그냥 일반 회사지예. 창원에 있는…."


-원래 고향은?

"여깁니다."


-직장 다니다 고향으로 들어오신 거네요? 언제 들어왔나요?

"한 10년 됐습니다."


-그러면 30대 중반쯤에 들어왔네요. 직장 생활과 비교해보니 어때요?

"차이점은 뭐, 스트레스 안 받고 자기 일이니까…. 다른 일 있으면 일보고 해도 되고, 비오면 쉬고."


-감 농사만 하는 겁니까?

"벼농사도 있는데, 거의 90%가 감입니다. 벼농사는 500평만 하고 있습니다."


-감 농사는 1년 내내 매달려야 하는 겁니까?

"자기가 부지런히 하면 1년 내내는 아니고, 많이 하는 사람은 300일 정도 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6~7개월밖에 안 합니다."


-300일이나 할 일이 뭔가요? 겨울엔 아예 할 일이 없을텐데?

"그 때도 가지치기 하고 다 합니다. 껍질도 벗겨야 하고…. 할 일이 많습니다."


-껍질을 벗긴다뇨?

"나무껍질을 벗겨줘야 합니다. 껍질 안에 벌레들이 살거든요. 그걸 벗겨줘야 병해충이…."


-아, 그렇구나. 겨울에 껍질을 벗겨야 하는 거네요?

"늦겨울이나 초봄 2~3월에."


-그러면 정말 일이 많겠네요.

"많습니다. 열심히 하려면 300일동안 과수원에 살아야 됩니다."


이상곤 씨를 상대로 단감을 취재 중인 블로거들.


-그러면 겨울엔 가지치기와 껍질 벗기기, 봄에는 감꽃솎기해야 하고?

"퇴비도 해야죠. 3월 말이나 4월 초에…."


-감꽃은 언제 핍니까?

"5월에 피죠. 그 때부터 일꾼 대어 감꽃솎기를 하죠."


사시사철 쉴 틈이 없는 단감 농사


-여름에는?

"적과. 불량과나 그런 건 또 솎아줘야 하니까."


-약은 언제 칩니까?

"날씨 보고 비가 오기 전에 치는데, 한 달에 한 번씩은 거의 칩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5월 초부터 9월까지 칩니다."


-수확은 언제 하죠?

"감도 빨리 나오는 감이 있는데, 조생종은 9월 말부터 나옵니다. 그 외에는 11월 15일~20일까지 땁니다."


-서리 내리기 전까지?

"그 전까지 다 따야죠. 그런데 푸른 건 따면 안 되거든요. 색깔이 나야 하니까. 푸른 건 상품가치가 없어요."


-푸른 것도 떫진 않잖아요?

"네. 당은 다 들었죠. 그래도 익어야 맛이 더 좋지."


-어쨌든 시기를 잘 봐서 따야 한다는 거네요.

"예."


-감 딸 때는 일꾼을 몇 명이나 댑니까?

"보통 7~8명 이렇게 댑니다. 11월 되면 막 따야 하니까 그 땐 많을수록 좋죠."


-일꾼 구하기는 쉽나요?

"아이구. 전쟁입니다. 없어서 난립니다."


이상곤 씨의 단감 농장은 제초제를 치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잡초가 많다.


-어떻게 구합니까?

"아는 사람 통하기도 하고, 인력회사에 의뢰하기도 하고…. 올해도 인력 구하기 힘들어서 밭뙈기로 팔려고 내놨어요."


-밭뙈기로 팔면 어떻게 팝니까?

"올해는 시세가 그리 안 좋아서 15키로 한 상자 기준 1만 1000원 정도."


-그걸 무게를 어떻게 가늠합니까?

"대충 나무 수를 보고 감이 달린 상태를 보고 합니다."


-그걸 직접 따서 팔면 얼마나 나갑니까?

"좋은 감은 15키로 따면 4만 원 넘지요. 그래서 따는 게 이득인데, 사람도 없고 하니 딸 수가 없다 아입니까?"


-일꾼 구하는 게 제일 문젭니까?

"예. 가면 갈수록 문젭니다. 없습니다. 힘든 일은 안 할라 캅니다."


-형제가 몇입니까?

"1남 3녀."


-부모님도 계십니까?

"두 분 모두 농사짓습니다. 감 농사는 제가 혼자 다 하고…."


농장에 핀 들국화.농장에 핀 들국화.


롯데마트에 공급하는 이상곤 씨의 단감


-학교 때 전공은 뭐 하셨습니까?

"창원전문대 마케팅과 나왔습니다. 농사도 해보니 제일 중요한 게 판로, 마케팅이더라고예."


-롯데마트에 납품하신다고요?

"예. 좋은 감 따서 선별해가지고…."


-가격은 누가 결정합니까?

"농협을 통해서 중간에 바이어가 결정하죠."


-전량을 다 롯데마트에 출하하는 겁니까?

"아니죠. 내가 낼 만큼만 하죠. 일부는 계통출하도 하고, 택배로 직판도 하고…."


-아, 택배도 하시네요. 직거래?

"예. 택배가 마진이 엄청 많습니다. 좋은 감 보내면 비싸게 받을 수 있으니. 소비자도 싸고 좋은 감 먹을 수 있고…. 저도 택배 많이 할 때는 2000박스 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택배가 일이 많습니다. 일일이 보내줘야 하고…."



-감나무는 심은 지 10년 정도 되어야 감이 열린다면서요?

"한 5년 정도 되어도 열리기는 열립니다."


-그러면 제일 경제성이 있는 수령은?

"한 20년에서 25년차 정도."


-너무 늙은 나무는 경제성이 없나요?

"그것도 관리하기 나름이지예. 100년 되어도 감은 열리거든예? 관리하기 나름이라예."


-그러면 감나무 심어놓으면 평생 재산 되겠네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예. 나무 수령이 100년인데, 우리 사람이 100년까지 살겠습니까?(웃음)"


-자식한테 물려주면 되죠?

"안 하면 어쩔건데요? 여기도 나이든 분들 많은데, 자식들이 안 할라 캅니다. 남한테 임대주고 맙니다."


-힘들어서 안 할라 하나요?

"농사 이것도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쌀농사보다는 낫지 않나요?

"제가 보기엔 훨씬 낫지예. 쌀농사 하려면 많이 지어야 합니다. 100마지기, 200마지기 많이 해야 타산이 나옵니다. 기계도 다 있어야 하고예."


-쌀농사는 1만 7000평 해도 아까 말씀하신 매출이 절대 안 나온단 말씀이죠?

"그렇지예."


-힘든 걸로 치면 쌀농사와 감농사가?

"쌀농사가 수월하지예. 다 기계로 한다 아입니까? 약도 한 두어 번만 치면 되거든예."



-아, 이건 하나하나 다 손으로 해야하니까?

"원래 과수농사가 힘듭니다. 손 안 가면 안 되지예."


-그런데 평지보다 이런 산지에 하는 단감이 좋은 건가요?

"아무래도 당도도 그렇고, 서리를 안 맞기 때문에…. 평지에서 하면 서리를 맞는다 아입니까."


-왜 평지라고 서리를 맞지요? 서리는 다 오는 것 아닌가요?

"안개가 아침에 끼이면 아래로 좍 깔리거든요.상식적으로 보면 높은 데가 더 빨리 서리를 맞을 것 같은데, 높은 데는 서리 안 옵니다"


-그게 상식과 좀 다르네. 예를 들어 지리산 높은 그런 곳에 먼저 올 것 같은데.

"(웃음) 안 옵니다. 밑에 오지. 그리고 바람이 잘 통하면 서리도 안 오고요."


☎단감 구매 문의 : 고암농장 이상곤 010-9300-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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