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블로거 간담회에 참여했습니다. '온(ON)라인 속 온(溫)라인 세상 - 유권자 공감&소통을 위한 파워 블로거 간담회'라고 제목이 붙어 있었습니다. 6월 4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보를 위해 마련된 자리로, 경남블로그공동체 회원 다섯이 참여했습니다.

 

기자 노릇을 하면서 선관위에 대해 나름 알고 있다고 내심 여기고 있었는데, 모르는 대목이 꽤 많았습니다. 큰 틀에서 대충 알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는 제대로 모르는 그런 것들이 적지 않았던 것입니다.

 

1. 공정선거 정착과 선거관리위원회

 

그런 가운데서도 농·수·축협과 산림조합의 조합장 선거를 관리한다는 사실이 새로웠습니다. 저는 그것이 임의 조항이라서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는데, 법률로 딱 선관위에 맡기도록 못 박아 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선거 부정과 선거 관리 비용이 다함께 줄었다고 했습니다.

 

블로거 간담회. 저를 비롯해 블로거 다섯 명이 참가했습니다.

 

농협 등 조합장 선거가 지금 가장 부정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선거만 잡으면 사회 전반에서 부정 선거 분위기를 가라앉힐 수 있으리라는 말도 했습니다. 나아가 효율적인 선거 관리를 위해 지금은 뒤죽박죽이 돼 있는 농·수·축협과 산림조합 조합장의 임기 시작 날짜를 통일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그런 조합들 조합장 선거를 내년 3월 14일 한꺼번에 치르도록 돼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이미 20년 전에 학교 임원 선거 표준 모델을 개발해 보급해 왔으며 이런 선거 관리를 대행해 왔다는 얘기도 새삼스럽게 들렸습니다. 우리 유권자들이 모르는 가운데서도 선관위는 사회 전반의 공정선거 정착을 위해 나름 애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밖에 이번에 개정된 공직선거법(공직 선거 및 선거 부정 방지법) 내용에도 저는 관심이 쏠렸습니다. 가장 주안점을 두는 대목이 어디인지를 보면 우리 사회 공직 선거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을 알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2. 금품 받지 않고 요구만 했어도 처벌

 

역시 표를 사고 팔고 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세어져 있더군요. 그만큼 많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선거 브로커 등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습니다. 후보자 등에게 금품을 요구해서 받으면 여태까지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매겼는데요, 앞으로는 징역은 7년 이하로 똑같지만 벌금은 3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로 상한선을 크게 높였습니다.

 

간담회 자료집에서.

 

또 후보자 등에게 금품을 요구하도록 지시·권유·요구·알선한 사람에 대해서도 처벌이 강화돼 있었습니다. 징역형은 10년 이하로 같았지만 벌금형이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에서 500만원 이상 7000만원 이하로 높아져 있었습니다.

 

더욱이 금품을 달라고 했으면 비록 후보자 등으로부터 받지 못했다 해도 처벌을 더욱 세게 하도록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여태까지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이었으나 앞으로는 5000만원 이하 과태료로 규율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돈을 받는 행위뿐만 아니라, 돈을 달라고 요구만 해도 범죄가 성립된다는 것이었고 그에 대한 처벌도 다른 일반 범죄와는 견줄 수도 없으리만치 엄격하게 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3. 일반 홍보성 글쓰기와 혼동하고 돈 요구하면 범죄

 

저는 이 대목에서 궁금증이 하나 생겼습니다. 블로거가 후보자 등에게 선거운동에 도움이 되는 글을 블로그에 올려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받으면 어떻게 될까 싶었던 것입니다.

 

재선을 위한 출마가 확실한 홍준표 도지사가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라며 기초자치단체 순방을 하고 있습니다. 13일 거제에서 했다는 '언론인 초청 간담회'.

 

그래서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선거운동의 자유는 보장되기 때문에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는 있습니다. 다만 원고료가 됐든 취재비가 됐든 어떤 명목으로든 법정 선거운동원이 아닌 사람이 선거운동을 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으면 모조리 범죄가 되며 따라서 처벌도 받게 됩니다."

 

저는 잠깐 생각을 해 봤습니다. 블로거들이 평소 아는 사람을 위해서 또는 일정하게 대가를 받고 홍보해 주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일은 꽤 일반화돼 있습니다. 그 대상이 자치단체인 경우도 있고 기업인 때도 있고 맛집 또는 펜션 같은 숙박업소일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법률로 범죄라 규정하지도 않으며 처벌 또한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차별을 둘까에 생각이 미치니 바로 공공성이 떠올랐습니다. 선거는 공공의 영역이고 선거운동은 공공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인 반면 이와 달리 자치단체나 기업이나 맛집 따위를 홍보하는 일은 사사로이 이익을 추구해도 되는 사적인 영역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선거와 선거운동에서는 공정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만약 돈을 받고 블로거들이 선거운동을 해 줄 수 있도록 한다면, 돈이 많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선거운동의 기회가 균등하지 않아지는 문제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물론 전부는 아니고 아주 일부겠지만, 블로거들이 선거와 관련한 글을 써서 블로그에 올리는 일을 다른 홍보를 위한 블로깅과 같거나 비슷하게 생각했다가는 뜻하지 않게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원시장을 지낸 박완수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예비 후보의 경남행복의료원 개원 관련 기자회견

다른 금품 거래는 사적인 영역에 들지만 선거와 관련한 거래는 죄다 공공의 영역임을, 공공의 영역에서 금품 거래를 하게 되면 바로 범죄가 되고 잘못하면 몇 천만원씩 과태료나 벌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해 준 간담회였습니다.

 

4. 후보자 등의 금품 관련도 엄격 처벌하는 까닭

 

바로 그런 때문에 유권자한테 금품을 주거나 이권을 주는 후보자 등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 모양입니다.(매수·이해유도죄 벌금형, 종전 600만원 이상 1500만원 이하→개정 현행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

 

아울러 후보자 등이 정당 또는 국회의원 등에게 어떤 명목(채무 변제나 대여 등)으로든 금품 거래를 못하도록도 막고 이를 어기면 의원직 등 공직을 잃도록 형량을 강화(1000만원 이하 벌금→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한 까닭도 여기에 있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벌금형을 강화하면 그 실효성이 세어진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처벌 최저선인 벌금 500만원 구형이 검찰에서 나오면, 법원에서 아무리 깎아줘도 공직 상실 하한선인 벌금 100만원 아래로는 내리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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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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