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예가인 다천 김종원 선생을 만났습니다. 다천 선생이 옛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남해군수였던 시절, 당시 남해에서 함께 술을 마셨던 기억을 이야기하며 "그 때 김주완 기자가 사진을 찍었는데, 아직도 그 사진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입니다.
그 말을 듣고 저도 그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집에서 사진을 찾아봤습니다. 과연 있었습니다. 원래 종이사진인데, 스캔을 받아 파일로 만들었습니다.
과거 남해군수 시절입니다. 정확히 몇년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천 선생께 물어보니 90년대 중후반쯤이었다고 합니다.
김두관 남해군수 시절. 제법 술을 많이 마신 후라서인지 얼굴이 불콰하네요. ㅎㅎㅎ
1995년 처음 남해군수에 36세의 나이로 당선되어 2002년까지 군수로 있었으니 그 사이이긴 한데, 90년대 중후반 무렵이었다면 김두관 군수가 아직 마흔이 되기 전이었을 겁니다. '30대 김두관' 사진인 셈이죠.
그러고 보니 김두관 당시 군수의 얼굴에서 애티가 흐르네요.
김두관 남해군수.
안주는 인근 가게에서 사온 오징어와 새우깡 등 마른안주였습니다. 술을 보니 그 때 누가 가져왔는지 양주처럼 보이는 것도 있네요.
워낙 오래된 일이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군수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화제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곤 인근 민박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거기선 다천 김종원 선생이 가져온 벼루에 먹을 갈아 즉석에서 휘호를 써보였습니다.
저로서는 유명한 서예가가 그렇게 휘호를 쓰는 모습을 처음 본 기회였지 싶습니다.
아래는 상주의 선창가에서 해산물 안주에 소주를 먹는 모습입니다. 다천 선생(왼쪽)과 김두관 군수의 표정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모두들 긴 팔 셔츠를 입고 있는 걸로 보아 가을쯤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고 보니, 사진을 찍을 때 날짜가 새겨지도록 설정하고 찍는 게 좋겠다 싶네요. 당시에는 별 거 아닐지도 모르지만, 세월이 흐르면 날짜는 물론 몇 년도인지도 알아내기 어렵기 때문이죠.
어쨌든 그로부터 십 수년이 지난 지금, 경남도지사가 된 김두관 당시 남해군수의 앳된 모습을 함께 나눠보고자 올려둡니다.
다천 김종원(서예가)과 김두관 남해군수.
아 참! 한 가지는 기억 납니다. 상주해수욕장 앞 주차장을 당시만 해도 처음으로 '생태 주차장'으로 만들었고, 그 곳을 지나 걸어나오면서 김두관 군수로부터 설명을 들었던 게 되살아나네요. 그래도 그 때가 정확히 몇 년도인지 알아낼 수 없으니 답답하긴 합니다.
'역사 속의 한 컷' 카테고리의 다른 글
97년 여름, 훈 할머니를 기억하시나요? (20) | 2008.08.02 |
---|---|
48년 전 여름 마산은 울음바다였다 (5) | 2008.08.01 |
대학생 시절의 장영달 의원과 이상익씨 (3) | 2008.05.08 |
93년 연단에서 춤추는 고 문익환 목사 (3) | 2008.04.26 |
춤추는 권영길과 단병호, 다시 만날까 (5) | 2008.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