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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기행 105

이것이 진짜 흑돼지 삼겹살이다

저는 먹는 데 삶의 의미를 많이 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어디든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특산 먹거리를 꼭 먹어봐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번 주말에도 경남 함양군에 취재여행을 갔다가 함양 토종 흑돼지 삼겹살을 맛보기 위해 혼자 약 30분을 헤메고 다녔습니다. 마침내 찾은 한 식당에서 정말 맛있는 흑돼지 삼겹살을 먹게 되었습니다. 좀 비싸더군요. 1인분에 8000원. 혼자였지만 2인분과 소주 한 병을 시켰습니다. 기대했던대로 냉동상태는 아니더군요. 또한 껍데기도 그대로 붙어 있었고, 군데군데 검은 털도 보였습니다. 파란 식용 검사필 도장 잉크는 보지 못했지만, 국내산 흑돼지임은 분명했습니다. 보통 입맛이란, 한 번 업그레이드 되고 나면 내려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아무 식당에나 가서 삼겹살을 먹지 못..

맛집 기행 2008.12.14

전주의 독특한 '가맥' 술집 아세요?

전라북도 전주는 음식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전주비빔밥이 그렇고, 한정식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 전주의 술집문화로는 1만2000원 짜리 막걸리집도 유명하다더군요. 전주 막걸리집은 전북원음방송 김사은 PD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는 전주 막걸리집의 특징을 이렇게 썼습니다. "전주 막걸리의 특징은 1만2천원하는 막걸리 주전자가 추가될 때마다 특별 안주가 코스별로 따라온다는 것. 다른 업소에서 한 장 당 최하 5천원인 파전은 기본안주에 속하고, 연하고 큼직한 소고기에 국산 고사리가 듬뿍 들어간 정통 육개장쯤 되어야 품위있는(?) 국물로 인정받으며 전주 막걸리 안주로 쳐준다. 막걸리 주전자를 두어개 비우고 싱싱한 게장에 김가루까지 뿌린 밥이 나온데 이어 급기야 막걸리 안주로 낙지회에 삼합이 딸려 나올 즈음, 일행들..

맛집 기행 2008.11.25

전주비빔밥의 화려한 맛이 부담스럽다

전주에 다녀왔습니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시민언론학교 강의를 위해서였습니다. 몇 년 전에도 새전북신문 주최 토론회 참석차 전주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기억에 비해 거리가 훨씬 짧아진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산시외터미널에서 2시간 40분밖에 걸리지 않더군요. 도착 후 강의시작까지는 약간 시간이 있었습니다. 전북민언련 김환표 사무국장, 손주화 부장과 함께 다소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전북민언련 사무실 바로 옆에 있는 유명한 '가족회관'이라는 식당에서 역시 유명한 전주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소문대로 정말 색깔부터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웠습니다. 실제 맛도 너무 좋았습니다. 저희가 식당에 들어갔을 때 종업원분들이 한창 김치를 담고 있었는데, 갓 담은 김치까지 한접시 주시더군요.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맛집 기행 2008.11.14

서울과 마산 식당 비교해봤더니...

얼마 전 서울 강남시외버스터미널 지하의 한 식당에서 자반구이 정식을 먹었습니다. 7000원이었는데요. 마산에 사는 저로선 7000원 짜리 음식 치고 너무 빈약해보였습니다. 물론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의 음식점은 뜨내기 손님이 많다보니, 음식이 좀 부실하긴 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터미널 안에 있는 식당이 아니라, 지하로 내려가서 지하상가 안에 있는 전문식당가의 한 식당을 찾았습니다. 그럼에도 역시 서울은 지역과 비교해 물가가 비싸더군요. 아래의 마산에 있는 식당의 식단과 비교해보세요. 마산의 가정식 백반은 서울의 자반구이보다 1000원이 싼 6000원입니다. 그럼에도 된장찌개와 생선구이는 물론 정갈하고 정성스런 반찬이 훨씬 풍성합니다. 이거 보시는 서울 분들. 지역에 와서 살고 싶지 않으세요?

맛집 기행 2008.10.19

진짜 일본스러운 일본음식 맛보려면

외국여행을 가더라도 여행사 가이드만 따라다니면 그 나라 고유의 음식맛을 보기 어려운 것 같다. 가이드가 안내하는 식당들이 대부분 단체손님을 받는 곳인데다, 한국인의 취향에 맞춘 음식들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런 곳은 대개 매출액에 따라 가이드에게 일종의 리베이트도 주는 걸로 안다. 일본 출장 마지막날, 앞선 4일간의 강행군 덕분에 하룻동안 온전한 휴가를 얻었다. 통역도, 가이드도 없이 지하철을 두 번씩 갈아타고 신주쿠에서 아사쿠사로 향했다. 일본 에도시대의 서민문화와 상점가를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달리 그야말로 관광객을 위한 관광상품을 파는 곳으로 변모해있었다. 약간은 실망했다. 그래서 뒷골목을 걸어보기로 했다. 오히려 허름한 뒷골목이 더 좋았다. 골동품 상점도 있었고, 선술집들만 모여 있는 골목도 있..

맛집 기행 2008.10.09

유명한 안의갈비탕 먹어봤더니...

함양 안의면은 갈비탕이 맛있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안의갈비탕'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체인점도 많다더군요. 저도 원래 갈비탕을 좋아하는데, 언제부터인지 도시에서는 제맛을 내는 갈비탕을 먹어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탕에 든 갈비가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도 알 수 없거니와 요즘은 중국산 저질 통조림 갈비탕도 워낙 많아 제대로 된 갈비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국산 통조림 캔 갈비탕은 식품안전도 안전이지만, 무엇보다 맛이 없습니다. 통조림 캔을 쓴 식당의 갈비탕은 뼈가 작고 살이 퍼석하여 영락없이 표가 나더군요. 값도 워낙 싸서 10인분 통조림이 1만 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식당은 물론 결혼식 피로연 등 대량급식 주문에 많이 쓴다더군요. 이 때문에 저는 요즘 식당에서 갈비탕을 거의 시켜먹..

맛집 기행 2008.10.04

짜지만 정말 맛있었던 일본라면

한국 사람이 일본라면의 맛에 익숙해지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두 세번 일본라면에 도전해봤지만, 특별히 맛을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한국라면과 달리 고춧가루 양념이 들어가지 않아 국물의 색깔이 희멀건해 보이는데다, 돼지 기름이 둥둥 떠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선 아주 느끼하겠다는 느낌을 받기 십상이죠. 그런데다 막상 먹어보면 워낙 짜기까지 하니 한국사람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것도 어쩌면 당연합니다. 면도 한국의 꼬들꼬들한 라면에 비해 굵고 퍼석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달 초 일본 가나가와 현에 갔다가 한 시골마을의 라면 전문집에서 진짜 맛있는 라면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도쿄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탠드바 형의 라면집이 아니라 가게도 널찍하고, 손님이 많을 경우에 대비한 대기석도 있는..

맛집 기행 2008.09.27

함양에서 먹은 진짜 순대의 깊은 맛

지난주 경남 함양에 갔을 때 저녁에 먹은 겁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좋은 분들과 모처럼 만나 지리산조망공원에서 천왕봉을 보며 정기를 보충한 후, 배를 채우기 위해 함양읍 중앙시장을 찾았습니다. 병곡식당이라는 순대집이었는데요. 원래 순대는 함양읍이 아니라 안의면이 유명하지만, 함양에 사시는 분들이 안내한 집이라 믿을 만 했습니다. 역시 먹어보니 도시에서 흔히 먹는 순대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뭐라고 표현할 지 모르겠지만, 선지와 함께 속이 꼭 찬 순대 본연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고, 함께 나온 내장들도 어릴 때 동네어른들이 직접 잡아 푹 삶은 돼지고기의 그맛이었습니다. 새우젓과 소금, 된장 등 세 가지 소스가 나오는데, 취향대로 찍어먹으면 됩니다. 함양은 흑돼지 삼겹살도 워낙 유명한데, 삼겹살뿐 ..

맛집 기행 2008.08.22

깨가 서말, 가을 전어 맛 보셨나요?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도다리는 봄에 가장 살이 단단하고 기름져서 맛있고, 전어는 가을에 그렇다는 말이겠죠. 요즘 마산을 비롯한 경남은 한창 전어철입니다. 한여름 무더위가 한풀 꺽이고,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느껴지는 이 때쯤이면 경남의 횟집 수족관은 은빛 전어로 가득 찹니다. 아직 낮에는 무더위가 가시지 않아 전어철이 좀 이르다 싶었는데, 엊그제 전어회를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 확실히 맛이 들었더군요. 단단한 육질과 고소한 맛이 여름동안 잃었던 미각을 되살려주는 것 같더군요.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는 고소함을 강조한 말도 있고,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도 있죠. 전어는 회로 먹어도 맛있지만, 구워먹는 맛도 정말 고소합니다. 좀 바싹 ..

맛집 기행 2008.08.21

진주사람은 남강 장어골목에 안 간다?

얼마 전 경남 진주의 남강변 장어구이집에 대한 맛집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요. (여름철 보양식 진주장어의 담백한 맛) 엊그제 또 진주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진주에서 사는 처남과 동서들을 만났는데, 제가 남강다리 밑에 장어구이나 먹으러 가자고 제안을 했죠. 그랬더니 진주에서 살고 있는 동서 왈, "진주사람들은 남강다리 밑 장어집에 안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죽은 장어 구워먹는 게 뭐 맛있냐"고 반문하더군요. 거긴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네요. 그러면서 안내해준 집이 바로 상봉동 진주보건대 정문 옆에 있는 이 집이었습니다. 3만 원짜리 중간 걸로 시킨 후 기다리고 있는 동안 삶은 달걀과 부침, 그리고 구수한 장어국이 나왔습니다. 이것만 다 먹어도 배부를 것 같네요...

맛집 기행 200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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