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깨가 서말, 가을 전어 맛 보셨나요?

기록하는 사람 2008. 8. 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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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도다리는 봄에 가장 살이 단단하고 기름져서 맛있고, 전어는 가을에 그렇다는 말이겠죠.

요즘 마산을 비롯한 경남은 한창 전어철입니다. 한여름 무더위가 한풀 꺽이고,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느껴지는 이 때쯤이면 경남의 횟집 수족관은 은빛 전어로 가득 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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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육질이 느껴지시나요?


아직 낮에는 무더위가 가시지 않아 전어철이 좀 이르다 싶었는데, 엊그제 전어회를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 확실히 맛이 들었더군요. 단단한 육질과 고소한 맛이 여름동안 잃었던 미각을 되살려주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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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회는 이렇게 다진 마늘과 고추, 참기름을 뿌린 된장에 찍어먹어야 제맛입니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는 고소함을 강조한 말도 있고,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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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는 회로 먹어도 맛있지만, 구워먹는 맛도 정말 고소합니다. 좀 바싹 익히기만 하면 머리도 통째로 먹습니다. 구운 전어는 살코기보다 오히려 머리가 맛있죠.

전어는 원래 성질이 좀 급한 녀석이라 과거엔 운반과정에서 대부분 죽었습니다. 그래서 80년대까지만 해도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전어를 시장에서 사와 집에서 바로 도마에 썰어 회로 먹던 기억이 납니다. 전어는 큰 고기처럼 굳이 포를 뜰 필요도 없기 때문에 회를 뜰 줄 모르는 사람도 그냥 도마에 얹어놓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기만 하면 됩니다.

그래서 서민들이 가장 즐겼던 횟감이지만, 남해안을 제외한 내륙이나 도시지역에서는 거의 못먿던 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활어 운반기술이 발전해 펄펄 살아있는 전어를 도시에서도 수족관에 가득 담아두고 회를 쳐 줍니다.

요즘 마산 어시장에서 전어 시세는 1kg  썰어주는데 1만 원이라고 합니다. 1kg이면 어른 두 세명이 먹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이처럼 싸게 먹을 수 있는 회가 바로 전어입니다. ( "싱싱한 전어, 1kg에 1만 원" )

서울 사람들도 요즘은 전어회 많이 즐기신다던데, 이번 가을 전어 맛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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