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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기행 105

경상도 간자장엔 계란 프라이가 필수다

경남 거창군 위천면에 가면 계곡에 정자를 지어 옛 양반들이 놀던 수승대라는 관광지가 있다. 그런데 그 근처에 있는 식당은 주로 닭 백숙 같은 '관광지 음식'이 주류여서 별로 발길이 가지 않는다. 아마도 수승대 뿐 아니라 거창에는 특색있는 음식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수승대에 온 관광객들은 거기서 좀 떨어진 위천면 소재지의 자장면집을 즐겨찾는다고 한다. 수타 자장면으로 유명한 두 집이 마주보고 있다. 마치 제주도 아래 한반도 최남단의 섬 마라도의 명물음식이 자장면인 것처럼, 거창 산골과 자장면은 웬지 조합이 맞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일행과 함께 각각 자장면과 콩국수를 시켰다. 나는 자장면이 좀 부담스러울 것 같아 콩국수를 시켰는데, 진미였다. 쫄깃한 면발과 고소한 콩..

맛집 기행 2009.05.10

도다리와 광어 구별하는 법 아시나요?

회를 즐기는 사람들은 요즘같은 봄철에 '도다리회'를 최고로 칩니다. 그래서 흔치 '봄도다리'라고들 하지요. 봄에 가장 맛있는 어종이기 때문이기 때문입니다. 도다리와 비슷하게 생긴 어종으로는 '광어'가 있습니다. 광어는 주로 가을철에 맛있다고들 알려져 있는데요, 요즘은 양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철에 관계없이 많이 먹는 어종이기도 합니다. 광어도 원래 횟감으로선 최고급 어종에 속했는데, 양식 덕분에 흔한 생선이 되면서 누구나 즐기는 횟감이 되었죠. 1996년 강릉에 북한 잠수함이 침투한 사건 때 생포된 승조원 이광수가 "광어회가 먹고싶다"고 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두 생선이 워낙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들은 도다리와 광어를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구별법으로 '좌광..

맛집 기행 2009.03.31

대한항공 기내 비빔밥 먹을 때 주의할 점

비행기 안에서 먹는 기내식은 대개 종류를 불문하고 맛있습니다. 음식도 나름 신경써서 만들었기 때문이겠지만, 수천미터 상공에서 밥을 먹는다는 묘한 기분도 맛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기내식 중에서 대한항공의 쇠고기 비빔밥 기내식이 특히 맛있었던 것 같은데요. 아마도 그 맛의 비결은 볶음고추장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대한항공 비빔밥을 먹을 땐 유의할 게 하나 있습니다. 참기름 봉지가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 참기름은 그릇에 담겨나온 야채와 쇠고기 밑에 깔려 있는 줄 알고, 고추장만 짜넣어 비벼먹었습니다. 먹다 보니 뭔가 2%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려니 하고 다 먹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후식을 먹으려다 보니, 처음엔 보이지 않았던 참기름 봉지가 눈에 띄는 것이었..

맛집 기행 2009.03.25

미각 돋우는 봄요리 삼총사를 아시나요?

봄은 들녁에서도 오지만, 우리가 먹는 밥상에서도 옵니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제가 살고 있는 경상도에서는 봄의 생선으로 불리는 도다리를 넣어 끓인 쑥국이나 미역국, 그리고 도다리회와 '멍게(표준말로는 우렁쉥이)비빔밥', 그리고 생멸치조림을 쌈에 싸먹는 '멸치쌈밤'을 대표적인 봄 음식으로 칩니다. 특히 멸치와 도다리는 이름 앞에 봄을 넣어 '봄멸치' '봄도다리'라고도 부른답니다. 따라서 봄의 미각을 돋우는 음식 3총사라를 꼽으라면 '도다리쑥국', '멍게비빔밥', '생멸치쌈밥'을 들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들 경상도 대표 봄 요리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3총사에 더하여 봄에 먹는 최고의 회 '도다리회'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우선 도다리쑥국입니다.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아마도 쑥국이나 미역국에 생선을 넣..

맛집 기행 2009.03.20

봄향기 가득한 할머니의 겨울초 비빔밥

지난 2일에 이어 토요일인 어제(7일) 다시 마산 외곽의 진전면 곡안리에 사시는 황점순 할머니를 만나러 갔습니다. ※이전 기사 : 민간인학살 유족 황점순 할머니의 눈물 그날 "먹고 싶은 게 뭐냐"는 저의 집요한 질문에 할머니는 "한약을 먹어보고 싶다"는 뜻을 비췄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마산 산호동에서 '이병직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병직 원장이 할머니를 진료해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구자환 기자를 꼬셔(저는 차가 없거든요. ㅎㅎ) 할머니를 모시고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점심을 먹고 다시 집으로 모셔다 드렸습니다. 그냥 나오려던 저희들을 붙잡으신 할머니는 그동안 뒤뜰에서 정성스레 길러온 겨울초(冬草) 어린 순을 뜯어 비닐봉지 두 개에 가득 담았습니다. 오전에 겨울초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그 때 보..

맛집 기행 2009.03.08

돼지주물럭으로 유명한 적석산 아래마을

제가 사는 마산에서 진주쪽으로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마산시 진전면 일암리에 '적석산(積石山, 497m)'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등반객들이 즐겨찾는 산인데요. 그다지 높지도, 험하지도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등반하는 묘미가 많은 산이라 주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산 아래 저수지 옆 주차장이 감당을 못할 정도입니다. 이 산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인근 진전면 양촌리 대정마을의 '돼지주물럭' 요리입니다. 20~30년 전 한 식육식당이 이곳에 있었는데, 그 식당이 '주물럭' 요리로 유명해지자 인근에 비슷한 식당이 계속 늘어나면서 동네의 명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이곳의 돼지주물럭은 손님에 따라 돼지고기의 부위를 달리하여 요리를 했다고 합니다. 부자가 오면 비싼 부위를 써서 양을 적게 해 요리를 해줬고..

맛집 기행 2009.03.05

숯불에 구워먹는 진짜 복불고기

지난주 부산에 갔다가 부산대학교 앞에 있는 한 복집(복어요리 식당)에 간 적이 있습니다. 다양한 복요리가 있었는데, 복불고기도 물론 있더군요. 하지만, 그 집의 복불고기도 역시 전골식으로 해주는 복불고기였습니다. 복불고기를 전골식으로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요? 살을 발라낸 생복에 양념을 하여, 쇠고기나 돼지고기처럼 숯불에 올려 그대로 구워먹는 것입니다. 마산과 창원에 각각 1곳씩 있는 '나들이복집'에선 그렇게 합니다. 제가 가본 복집 중에서는 그렇게 복불고기를 하는 곳은 없더군요. 제가 아는 한 숯불에 바로 구워먹는 복불고기는 여기가 유일합니다. 자! 지금부터 마산의 진짜배기 복불고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숯불입니다. 여기에 석쇠를 올려 살을 발라낸 생복을 구워먹는 겁니다. 생복은 어떻게 되어 나오는..

맛집 기행 2009.03.04

TV에 나온 맛집, 자랑하지 않는 까닭

함양군 읍내 '조샌집'의 어탕국수 경남 함양군 함양읍 함양군청 근처 골목에 '조샌집'이라는 그냥 평범해보이는 식당이 있다. '조샌집'이라는 상호가 마치 '조센징'을 연상케하기도 하지만, 실은 이 집 바깥양반의 성이 조씨여서 붙은 이름이다. '조생원'을 줄여서 부르던 '조샌'이라는 호칭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겉보기엔 평범해보이는 식당이지만, 사실은 전국 방송에도 여러번 소개됐고, 스포츠지 같은 신문에도 많이 소개된 아주 유명한 집이라고 한다. 3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단다. 주메뉴는 바깥양반인 조샌과 그의 아들이 잡아오는 각종 민물고기를 푹 고아 뼈를 추려된 뒤 얼갈이배추와 국수를 넣어주는 어탕국수다. 식당운영은 조샌의 아내인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한다. '서릿고기'라는 생소한 메뉴도 있었는..

맛집 기행 2009.01.14

지리산 흑돼지라고 다 그맛이 아니다

요즘 경남 함양군에 자주 다니면서 함양 특산 지리산 흑돼지 삼겹살을 원없이 먹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도시에서 파는 다른 삼겹살을 더 이상 못먹겠더라는 것입니다. 맛이 없기 때문입니다다. 사람의 입맛이라는 건 참 희한해서, 한 번 업그레이드된 입맛은 웬만해서 낮춰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꾸 더 맛있는 걸 찾게 되나 봅니다. 엊그제 아내, 아들과 모처럼 대낮에 외출을 했습니다. 점심을 함께 먹으려다 마침 '지리산 흑돈'이라는 상호가 붙은 음식점을 발견했죠. '지리산 흑돈'이라면, 바로 그 지리산 흑돼지 아닌가? 마산에서도 지리산 흑돼지를 먹을 수 있다니, 반가운 마음에 망설임없이 그 식당에 들어갔죠. 점심 때 고기를 먹기엔 좀 부담스러웠지만 삼겹살 3인분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

맛집 기행 2009.01.03

곶감이 말라가는 먹음직스런 풍경들

경남 함양군에는 웬만한 집집마다 곶감을 깎아 말립니다. 손님이 가면 거의 예외없이 곶감을 내놓습니다. 함양 곶감은 '고종시'라고 부르는 재래종 감을 깎아 말린 건데요. 크기는 좀 작지만 씨도 없는데다 홍시나 곶감으로 먹으면 당도가 가장 높은 감이라고 합니다. 특히 지금같은 초겨울에 함양의 시골마을에 가면 곳곳에 매달려 있는 곶감을 볼 수 있습니다. 완전히 마르기 전인 지금의 반시 상태가 가장 맛있기도 합니다. 함양의 다양한 곶감을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맛집 기행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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