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 참 글쓰기 어렵다. 그래도 한 번 써 보고 싶다. 창녕 관룡사 용선대에서 보이지 않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보기 어려운, 그리고 보았다 하더라도 말하기는 어려운 것을 한 번 말해 보고 싶다


첫째는 여기 이 부처님을 감싸는 닫집이 지금은 없지만 옛날에는 있었다는 것이다. 여태까지 내가 봤을 때 여기에 닫집이 있었다거나 있었으리라고 하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 나는 말하자면 전문가가 아니기에 조금은 겁이 난다. 그래도 얘기한다


증거가 두 가지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뒤쪽 바위에 나 있는 구멍이다. 나무를 끼워 넣고 못을 박았을 것 같은 흔적이다. 여기에 이렇게 끼워 길게 닫집을 달아내고 그것을 지탱하기 위해 용선대 부처님 근처 바위에다 기둥을 세웠을 것이다. 이렇게 보지 않으면 여기에 왜 일부러 구멍을 내었는지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뒤쪽 바위에 나있는 구멍.


다른 증거도 있다. 여기 구멍보다 더욱 뚜렷한 증거다. 여기 부처님의 몸통과 아래쪽 대좌의 색깔이 크게 다르다는 사실이다. 몸통은 햇살에 별로 상하지 않는 하얀색인 반면 아래쪽 대좌는 아예 색깔이 다르다


햇살을 쪼이는 데 따른 풍화를 몸통과 아랫도리 대좌가 같이 겪었다면 도저히 이럴 수는 없을 것 같다. 말하자면 위쪽 몸통은 닫집이 내려진 덕분에 햇살을 많이 받지 않았고 아랫도리 대좌는 닫집의 그늘막 바깥에 있어서 햇살을 많이 받은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 불상의 멋진 모습.


이와 관련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또 하나는 광배(光背)의 존재다. 광배는 아시는대로 부처님 뒤쪽에서 빛이 솟아나오는 것이다. 이것을 돌로 만들어 붙였을 수도 있고 닫집의 배경으로 그렸을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안내판은 광배는 없어졌다고 적었다. 안내판은 닫집의 존재를 생각도 않고 있기 때문에 닫집이 없이 돌로 만들어 붙인 광배가 있었고 그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없어졌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관룡사 용선대 부처님.


하지만 돌로 만들어 붙인 광배는 처음부터 없었다. 이는 바로 아래쪽 관룡사 약사전에 있는 돌부처와 견주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약사전 부처님은 등짝에 광배를 끼워 넣었던 구멍이 있다. 하지만 용선대 부처님은 그런 자국이 없다


이게 무엇을 뜻하느냐 하면, 약사전 부처님은 돌로 만든 광배가 있었던 반면 용선대 부처님은 그런 것이 없었다는 얘기다그러니까 용선대 부처님의 경우 처음부터 돌로 만든 광배는 없었고 대신 닫집에 광배가 만들어져 있었을 것이다

약사전 부처님.


이밖에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것은 그렝이질이다. 그렝이질은 이를테면 바닥 표면이 우툴두툴하면 그대로 두고 깎지 않은 채 위에 올릴 물건(이를테면 불상이나 기둥)을 그 울퉁불퉁함에 맞추는 기법이다. 불상 밑면을 바위에 맞추고 바위 우툴두툴한 바닥 표면도 불상에 맞출 수 있는 수법이다. 그렝이질을 했던 자취는 위쪽 불상과 아래쪽 바위가 마주치는 모든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약사전 부처님의 뒷모습. 구멍이 뚜렷하지요.


이렇게 하려면 공력이 엄청나게 들 수밖에 없다. 요즘 기술과 동력이 발달된 상황에서 보면 어떨지 모르지만 옛날 관점에서 보면 어렵고 또 어려운 과정이었을 것이다

용선대 부처님은 그런 구멍이 없다,


대좌 아래 부분 복련을 놓아보지 않고도 그 사이에 어떻게 틈이 벌어지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을 테고 그렇다면 두 번 세 번 그 육중한 복련 돌덩이를 놓아보아야 그 빈틈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나 그에 맞추어 그렝이질을 할 수 있었다


여기에 구현되어 있다. 요즘 같으면 불상 밑면이든 바위 표면이든 그냥 그라인더로 갈아버리고 말았을 테지만. 불상을 만들었는데도 바위 표면과 맞아들어가지 않으니까 이런 식으로 다른 바위 조각에다 그렝이질을 하여 이렇게 끼워 맞춰넣은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렇게 힘든데도 왜 그런 그렝이질을 했을까. 지금 우리 관점에서 한 번 생각해 보면 무어라 말할 수 없는 힘듦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여 기원을 하였던 그 무엇은 무엇이었을까. 도저히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이번에 오지게 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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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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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13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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