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양산시가 언론사의 시청 출입 및 광고 집행 기준을 공표했다. 요컨대 발행부수 1만 부 이하의 신문사에는 고시·공고 등 광고예산 집행을 하지 않고, 기자의 시청 출입도 금지한다는 것이다. '과장 보도로 언론 중재 결과 조정 결정을 받은 언론사'와 '기자가 금품수수·광고 강매 등 불법행위로 적발된 경우'도 출입과 광고 집행이 금지됐다.

이어 경기도 성남시와 안산시는 발행부수 5000부 이하 신문사로 하는 기준을 발표했다. 또한 5000부 이상이라 하더라도 '주재 기자가 없거나 신문 부정기 발행사', '시 출입일 1년 전부터 출입일 이후 공갈·협박·변호사법 위반죄 등 파렴치 범죄행위로 기소되거나 형사처벌을 받은 출입기자가 확인된 언론사', 그리고 '기자직을 이용해 사업체를 직접 경영하며 수익사업을 하거나 또는 이중 직업을 가진 출입기자가 확인된 언론사'도 금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사적 권력과 이익을 챙기려는 온갖 사이비신문, 사이비기자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이런 기준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경남시장·군수협의회에서 이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 공동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지난 3월 24일 회의에선 의결정족수가 되지 않아 다음 회의로 미뤄졌지만, 발행부수 1만 부와 5000부, 또는 시·군별 자율 결정으로 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어쨌거나 시장·군수협의회에서도 발행부수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로 초점이 모이는 듯하다.

그런데 과연 신문의 발행부수로 이 기준을 정하는 게 옳은 일일까? 물론 경남도민일보는 어느 기준을 적용해도 혜택을 보는 신문사에 속한다. 그러나 발행부수 기준은 잘못된 것이다. 예컨대 발행부수는 적지만 언론의 역할에 충실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강소신문'도 있을 수 있고, 종이신문 부수는 적지만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영향력이 큰 신문사도 있다.

광고예산 집행은 그렇다 하더라도 출입과 취재 자체를 막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헌법상 보장된 언론자유 제한이다. 프레스룸에 자리까지 배정해주진 않더라도 출입 자체를 막아선 안 된다.

발행부수 기준이 문제라면, 그럼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 게 옳을까? 너무나도 간단하고 합리적인 기준이 이미 법으로 마련되어 있다. 바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에 따른 우선지원 기준이다. 경남의 경우 '지역신문발전조례'에 의한 기준도 있다.

법과 조례에 의해 옥석을 가리는 기준이 있음에도 굳이 지자체가 근거도 없는 별도의 기준을 만들 이유가 없다.


이 법에 따르면 ①1년 이상 정상발행 ②광고비율 50% 이하 ③한국ABC협회 가입 ④ '지배주주 및 발행인·편집인'이 지역신문 운영 등과 관련, '금고이상의 형'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필수조건과 ①편집자율권 보장 ②4대보험 가입 및 체납 여부 등 우선지원조건을 충족시키는 신문사에 한해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유 건전성, 경영 건전성, 윤리강령 준수도, 기자 채용 방식, 조세 체납, 발행부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지원대상 신문사를 선정한다. 또한 조례에 따르면 종이신문 외에 인터넷신문도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면 지원대상에 선정될 수 있다.


법과 조례에서 정한 이런 기준은 '언론이라면 최소한 갖춰야 할 조건'을 의미한다. 최소한 사이비언론에 국민의 세금을 지출하여 '독버섯에 거름을 주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각 시·군에서는 이 법과 조례에 의해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신문에만 광고를 집행하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 이처럼 간명한 일을 놓고 법적 근거도 없는 다른 기준을 마련할 이유가 없다.

덧붙이자면, '언론중재 결과 조정 결정을 받은 언론사'도 과잉금지에 해당한다. 이는 언론중재제도의 취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나온 기준인 것 같다.

*경남도민일보에 칼럼으로 실린 글입니다.


카카오톡으로 친구맺기

글쓴이 : 김주완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