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민간단체 지원 예산, 보도할 가치 없을까?

기록하는 사람 2011. 4. 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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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올해 경남도가 비영리민간단체에 지원하기로 한 사업내역과 지원금액, 지원받는 단체 이름이 명기된 문서가 내 손에 들어왔다. 지난 3월 24일자 문서였다.

우리 경남도민일보에서 검색해보니, 아예 보도가 되지 않은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담당 기자에게 전화해봤더니 "기사를 쓴 것 같은데, 신문에 나갔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며 "경남도청 홈페이지에 보도자료가 올라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홈페이지에서 찾아봤다. 3월 23일자 보도자료가 게시되어 있었다. 총 70개 단체에 3억 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내가 입수한 70개 단체별 지역금액과 구체적인 사업내역까지 명기된 문서는 첨부돼 있지 않았다. 따라서 경남도청에서 내놓은 보도자료만으로는 별로 정보가치도 없고, 흥미도 없는 내용이었다.

이 문서를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한나라당 김태호 씨가 경남도지사로 있던 2009년과 2010년에 비해 전체 지원금액이 확 줄었다는 것이다. 내 기억으로 김태호 도지사 시절에는 6억 원이 넘었고, 연간 총 사회단체 보조금은 20억 원이 넘었다.


또한 그 때에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는 등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번에 선정된 단체들의 이름을 보니 이른바 관변단체는 확 줄었고, 시민단체로 분류할 만한 곳이 많았다.

이런 차이만 분석해봐도 기사 가치는 있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선정된 70개 단체의 이름과 사업내용, 지원금액 또한 정보 가치가 없는 것일까?

그러나 3월 23일 나온 자료를 열흘도 더 지난 지금에 와서 어떻게 보도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물론 '올 한 해 경남도내 민간단체들이 경남도의 예산지원으로 어떤 사업을 할 예정인지' 그 자체로도 정보가치가 없는 건 아니다. 액수는 단체당 300만~600만 원에 불과한 소액일지 모르지만, 공공예산으로 수행하는 사업이니만큼 시민의 감시를 받아야 할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열흘이나 뒤늦은 보도, 뜬금없는 기사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오늘 신문에는 이 자료를 소화하지 못했다.

이런 경우 독자 입장에서는 어떨지 궁금하다. 좀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그 내역을 알려주는 게 좋을지, 아니면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인지...

옆에 있는 이승환 기자에게 물었더니 "이것 말고도 각 시군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같은 것들도 있을테니 함께 취재해보겠다"고 한다. 페이스북에 물어봤더니 아래와 같은 멘션들이 올라왔다.


참고로, 아래는 경남도가 배포한 밋밋하고 재미없는 보도자료다. 기록 차원에서 첨부해둔다.

경남도, NPO 공익활동 70개 지원사업 확정
- 6개유형 70개단체 총 3억원, 1단체 1사업 지원
- 비영리민간단체를 통한 대 도민 공익서비스 제공

경남도가 올해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사업으로 70개 사업(단체)을 선정하고 총 3억원을 지원한다고 23일 밝혔다.

지원대상 사업은 「희망나라」의 다문화 공생사업, 눈빛과 마음으로 공감하는 또 하나의 가족만들기, 「사천 YWCA」의 농촌의 여왕이 되는 지름길 등 70개 사업으로 사업별로 각각 3~6백만원을 지원한다.

경남도는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14일까지 도내에 등록된 530개 단체를 대상으로 민간단체 지원사업을 공모한 결과, 135개 단체로부터 135개 사업이 접수됐다.

이들 접수된 사업을 대상으로 「경상남도 공익사업선정위원회」가 이달 4일부터 사전심사하고 18일 위원회를 개최해 책임성·전문성·최근 공익활동실적·독창성·효율성·타당성·파급효과 등 9개 항목의 엄정하고 공정한 심사·선정 기준에 따라 사업별로 지원금액을 심의·의결했다.

심의결과 다문화공생 및 지역사회통합실현 4, 소외계층 및 인권신장 21, 선진국민 의식조성 6, 사회통합과 공동체운동 13, 안전문화 재해재난극복 5, 저탄소녹색성장 21 등 6개 유형 70개 사업을 선정했다.

올해 지원사업의 특징은 지난해에 선정되지 않은 신규 단체 및 사업이 47개로서 전체의 64%를 차지하는 등 새로운 유형의 독창성 있는 사업이 많이 선정됐다.

아울러, 경남도는 선정된 사업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보조금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 나가기 위해 다양한 사후관리 감독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오는 30일 선정단체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실시한 후 4월 중 사업실행 계획서를 받아 사업비를 교부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선정된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간 추진상황 점검·평가, 종합평가, 체크카드 사용 의무화, 회계담당자 교육 등을 통한 사후관리도 강화하고, 지원사업 평가결과 회계집행 부적정 등 사례 발생시 보조금을 철저히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원사업의 실효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도민들에 대한 공익서비스 제공에 차질 없도록 단체를 지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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