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명박 101

황석영에게 실망하지 않는 방법

소설가 황석영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에 동행해 이런저런 얘기를 통해 자기 생각을 밝혔다지요. 광주 항쟁을 광주 사태라 했다고도 하고 이명박을 일러 중도·실용이라 했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협력을 하겠다고도 했다지요. 세상 사람들이 이를 두고 변절이니 뭐니 하며 실망했다는 얘기를 하지만 저는 전혀 실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14일 아침 에서 황석영 관련 기사를 봤는데 저는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게 황석영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전에는 있었습니다. 소설 는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문학 작품입니다. 그이의 소설 작법을 꼼꼼하게 읽은 적도 있습니다. 실망은 기대의 반작용입니다. 기대가 있어야 실망을 합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

블로거 향한 문자스토킹, 어찌하오리까?

제가 이명박을 비판하면, 그냥 노무현 편인 줄로만 아시는 어떤 덜 떨어지신 분께서 제게 문자를 보내 주셨네요. 5월 11일로 맞은 경남도민일보 창간 10주년을 축하한다시면서요. 보시고 판단해 주십사 하면서 그대로 한 번 옮겨 보겠습니다. 거의 사고능력이 없으신 분 같기는 하지만, 예전에 제게 문자로 스토킹하실 때 밝힌 대로라면, 돈은 좀 버시는 축에 드는 모양입니다만 지금 하시는 행동으로 보면 아마 곱게 버시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한 편으로 보면, 한글맞춤법을 틀리지 않으시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은 곳곳에서 잘못 쓰시고 있는데, 이런 면에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한글 교육을 제대로 해 왔는지가 갑작스레 미심쩍어지는군요. 하하. "늦었지만, 도민일보 창간 10주년 축하합니다. 도민일보를 구독한지 1..

8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을 예견한 시(詩)

8년 전 나온 시집에서, 이명박 정부의 출현을 예견한 듯한 시(詩)가 눈에 띄었습니다. 양산에 사는 최종진 시인이 펴낸 (초판)입니다. 83쪽에 '한반도(2)-만불시대'라는 제목을 달고 실려 있는데요, 생태를 감싸 안고 분단을 밀쳐 내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네요. 고도성장을 축하하는 물고기 떼죽음의 수중무용제 소비를 부추기는 유혹의 눈빛이 매연으로 찌든 도시를 밝히고 세기말의 흐릿한 이정표는 손 들어 표할 힘을 잃었다 땀 흘려 피워올린 횃불은 한반도 구석구석 골고루 비추는가 휴전선이 야금야금 복지를 갉아 먹는 분단의 곳간은 쥐들의 세상 서로의 반쪽을 인정하지 않는 깨어진 독에 종일 비가 내린다 지금 눈으로 보면 '세기말의 흐릿한 이정표' 같은 표현은 이미 상투(常套)가 됐습니다. 그래서 산뜻하고 피어나..

정부 3만4천 일자리 창출, 내막 알고보니…

2월 25일 행정안전부가 전국 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 일자리 창출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지자체 일자리 나누기 바이러스 확산 중”이라고 제목이 달렸고 모두 3만4000개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했습니다. 추진 배경으로는 1월 15일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임금을 안정시켜 실질 고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job sharing)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한 사실과, 21일 민생안정 차관회의에서 “잡 셰어링 촉진 방안을 논의한 것”을 꼽았습니다. 그러니까 한 달 만에 3만4000개 일자리를 창출한 셈입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100명짜리 중소기업 340개를 만든 셈이니까 말입니다. 행정안전부는 그러면서 ‘수범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추진 사례 발굴·확산 △우수 사례..

저소득층이 부자정당 후보를 찍는 이유

지난 8일 인문학자이자 서평가인 강유원 박사(철학)가 마산에 왔을 때 새롭게 알게 된 개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LIV : Low information Voter'이라는 개념이었는데요. 우리말로 옮기자면 '정보수준이 낮은 유권자'라는 뜻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참 무식합니다. 조지 레이코프를 인용해 프레임이 어떠니, 인지언어학이 어쩌니 하는 글을 쓰면서도 이런 영어단어가 있는 줄을 몰랐으니 말입니다. (관련 글 : 진보는 어떻게 자기 발등을 찍는가, 진보주의자가 읽어야 할 두권의 책) 어쨌든 그날 강유원 박사가 이 개념을 들어 '저소득층이 오히려 1% 부자 정당의 부자 후보를 찍은 이유'를 설명해주셨는데, 참 공감이 가는 말이었습니다. 좋은 정보는 공유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그날 강유원 박사가 이야..

청와대 행정관의 변명과 마사지걸 발언

3월 25일 청와대 행정관 둘이 IT업체인 티브로드 간부와 함께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고 여자랑 더불어 모텔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청와대 머슴들이 이렇게 놀았다는 얘기를 들으니 청와대 주인 언행이 생각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태 전 8월 28일 일간지 편집국장들과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말했다지요. “현대건설 다닐 때 태국 현지에서 오래 일한 선배는 마사지 걸 있는 데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르더라. ‘예쁘지 않은 여자들은 자신을 선택해준 게 고마워 성심성의껏 서비스를 하게 된다’면서.” 참 난형난제(難兄難弟)라고나 할까요. 그 나물에 그 밥이고 그 주인에 그 머슴입니다. 그런데 난형난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일어난 일도 그렇지만 그 일에 대한 해명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 보도를 ..

이명박보다 더 무서운 것은 관성

이명박 하면 저는 근육이 떠오릅니다. 물론 자연인 이명박은 전혀 근육스럽게 생기지 않았습니다만. 이명박의 힘은 근육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근육은 머리랑 제대로 연결이 돼 있지 않습니다. 종합적인 사고와 판단 아래 근육이 움직이지는 않는 것 같다는 말씀입니다. 이분법에 따라 움직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나마 옳으냐 그르냐, 라면 좋겠습니다만 그렇지도 않은 것이, 돈 되냐 안 되냐, 또는 내 편이냐 아니냐, 입니다. 어쩌면 아메바 같은 진짜 단세포 생물들이 화를 내겠습니다만, 정말 이해 관계에 단세포적으로 충실합니다. 물론 그래서 고마운 점도 있습니다. 지배계급의 본질을 아무 꾸밈없이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는 것 말입니다. 시위 진압도, 이명박식은 노무현이나 김대중식하고 다릅니다. 이미지로 처..

브루스 커밍스, 이명박 정부를 조롱하다

근현대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한국 전문가인 시카고대 브루스 커밍스(1934년생) 석좌교수가 이명박 정권에 대해 한마디 했네요. 오늘 배달돼온 2009년 봄호에서 커밍스 교수는 백낙청 편집인과 대화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교과서 개정 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은 튜브에서 짜낸 치약을 다시 튜브로 넣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이에 대해 백낙청 편집인은 이렇게 맞장구를 칩니다. "진정한 실용주의자는 짜낸 치약을 다시 튜브에 넣으려고 하지 않지요." 이 정권의 대북강경노선에 대해서도 한심하다는 듯 이렇게 조롱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통령이 어떤 종류의 조언을 받고 있는지가 때때로 궁금해지는데, 왜냐하면 그는 부시가 강경노선에서 선회하여 북한과의 관계를 재개하는 바로 그 시점에 강경노선을 취했기 ..

지역성 공공성 고려 없는 이명박 언론정책

뉴스를 보니 국회에서 또 미디어 법안 전쟁이 벌어질 모양입니다. 한나라당은 조만간 미디어 관련 법안을 다시 국회에서 처리하겠다 합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내일 소속 국회의원 비상 대기에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물론, 제가 소속된 언론노조는 다시 파업에 들어갈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썼던 이 글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 생각도 듭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경남지회 기관지 창간호에 싣겠다는 원고 청탁이 들어온 시점입니다. 이달 초 "시간도 오래 지났고 상황도 바뀌었으니 좀 빼면 어떻겠느냐?"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겉으로만 바뀌었고 알맹이는 그대로 아니냐? 미디어 관련 법안 개정/제정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니 그대로 가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거렸습니..

비겁한 도지사가 제갈량까지 흉내내다니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자기 월급을 3분의1 깎고 부하 직원 둘을 직위해제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불쾌감이 확 끼쳐왔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이 불쾌감의 정체를 몰랐는데, 오늘에야 알아챘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제갈량을, 감히 김태호가 따라했다는 것입니다. 삼국지 제갈량전 건흥(建興) 6년(228년) 기사를 보면 이렇습니다. “제갈량은 병사들을 이끌고 기산(祁山)을 쳤는데, 그 대오가 정연하고 상 주고 벌 주고가 엄격하며 호령이 분명했다. 남안.천수.안정 세 군이 위나라를 배반하고 제갈량에게 호응하자 관중이 진동했다.” 대단한 제갈량 때문에 사태가 심각해지자 위나라는 황제가 몸소 나섰습니다. “위 명제(明帝)가 서쪽으로 가서 장안을 지키고 장합에게 명하여 제갈량을 막도록 했다. 제갈량은 마속(馬謖)에게 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