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어버이날 카네이션 버리지 못하는 노인

기록하는 사람 2009. 2. 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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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부분의 농촌이나 산골마을에는 젊은이들이 없습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끊긴 지 오래입니다. 초등학교는 읍내를 빼곤 대부분 폐교조치됐습니다.

99.9% 노인들만 삽니다. 0.1%의 젊은이는 도시에서 노동자로 살다가 산재나 교통사고 등으로 몸을 다쳐 어쩔 수 없이 귀향한 분들입니다.

그런 시골 노인들이 사는 안방에서 공통적으로 보게 되는 장식품(?)이 있습니다. 바로 어버이날 카네이션입니다.

어르신들은 5월 8일 아들이나 며느리 또는 손자들이 달아준(또는 보내온) 모조 카네이션을 결코 버리지 못하십니다. 1년 내내 방안에 걸어두고 보면서 흐뭇해 하시나 봅니다.

맨 뒤 손때에 절은 달력은 2004년 거네요.

아마 왼쪽 두 개와 오른쪽 위의 것이 자식들에게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할머니가 시집 올 때 갖고온 장농도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아랫방에 놓인 검은 고무신이 인상적이네요.

하지만 요즘은 자식들이 대부분 객지에 있는데다, 어버이날이 공휴일도 아니어서 그날 어버이의 가슴에 모조품 카네이션 하나도 달아주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처럼 1년 내내 벽에 걸어두고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설사 어버이날 찾아뵙지 못할 경우, 택배나 우편으로라도 카네이션만큼은 꼭 보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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