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공식 일정 첫날 런던에 있는 주영 대한민국 대사관에 갔다. 고맙게도 추규호 대사가 직접 나와 영국이라는 나라와 교민 현황, 주영 대사관의 외교적 역할 등을 설명해주었다. '지역언론 발전방안' 영국 연수에 참여한 언론인들이 주영 대사관에서 추규호 대사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또 우리가 신문기자들이라는 걸 감안해 영국의 언론 현황에 대해서도 아주 친절히 일러주었다.
추 대사는 "영국과 우리나라의 관계에서 다른 부분은 별 문제가 없는데, 최근 영국정부가 장기비자를 줄 때 학력, 수입원, 어학능력 등 각 점수를 합산해서 일정 점수가 안되는 경우, 비자를 내주지 않는 제도를 마련했다"면서 "이 때문에 한국 요리사들이 어학의 벽을 넘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프랑스발(發) 'K-팝 열풍'과 관련, "그동안 한국 가수가 파리나 런던에 온 적도 없고, 음반이 팔린 적도 없는데, 최근 우리나라 대중가요가 유럽에서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된 것은 현지 문화원의 역할도 있고, 유튜브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영국에서도 한국문화원 주최로 K-팝 경연대회를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고, 오는 9월에는 런던 최대의 축제인 템스강 축제 때 '빅뱅'과 '2NE1' 등 한국 뮤지션 초청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1월에는 5000명을 수용하는 영국 최고의 공연장 로열 앨버트 홀에서 K-팝 콘서트를 열고, 내년에는 런던의 중심가인 트라팔가 광장과 비틀스의 출신지로 팝의 본고장인 리버풀에서도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여러 이야기가 있었으나, 각설하고 내가 물었다.
-국내에서 고질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지방의원 해외연수인데, 주로 여행사를 통하다 보니 현지 기관이나 단체를 섭외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연수'가 안 되고 그야말로 '관광성 외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보는데, 혹 우리나라 지방의원들이 해외연수를 준비하면서 영국 정부나 지방정부와 의회 또는 각종 단체를 섭외해달라는 요청을 대사관에 해오는 경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실제 그런 요청이 있을 경우 대사관에서는 어떻게 해주고 있는가?
이에 대한 추규호 대사의 답변은 이랬다.
"우리나라 지방의원들은 좀 너무 많이 다니는 것 같다. 사람 수가…. 좀 더 소수로 테마를 정해 다니면 훨씬 깊이 있는 공부가 될 것 같은데, 너무 많은 사람이 단체로 다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단체로 다니다 보면 대접 받아야 되고…. 영국 의원들은 그렇게 단체로 다니는 경우가 없다. 그냥 한두 명씩 자기 관심분야에 대해 대중교통 타고 다니면서 탐구하고…."
-예를 들어 우리 지방의원들이 런던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알고 싶어 런던시 교통정책국장을 만나고 싶다고 했을 때, 섭외를 대사관에 요청해온다면?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요청이 오면 당연히 해드리고 있다. 대사관에 행정안전부에서 파견나온 행안관이 있다. 행안관이 그런 업무를 담당하는 분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요청을 해오는 지방의회가 별로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방의회 해외연수의 경우, 테마 자체를 설정하고 가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냥 유럽이면 유럽, 동남아면 동남아, 중국이면 중국으로 여행 지역부터 정해놓고, 연수라는 모양을 갖추기 위해 공공기관 몇 곳을 끼워넣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수 일정표엔 '○○○시의회 방문'이라고 해놨지만, 실제로는 섭외조차 되어있지 않아 의회 안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바깥에서 건물만 구경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나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언론인 연수가 그나마 지방의원 연수보다 알차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여행사에 일정을 일임하지 않고 현지 대사관을 통하거나 세계 각국에 분포해있는 관련 분야 학자와 유학생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외무성의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일본 프레스센터가 언론인 연수나 취재의 섭외를 도맡아 해주기도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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