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우리 이명박 대통령 덕분에 좋으신 분들도 많이 만나고 알게 됐고 보람 있는 일도 그럭저럭 할 수 있었습니다. 지율 스님이 찍은 낙동강 사진들, Before & After.
그렇게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좋고 좋으신 분들을 많이 만나 알게 되는 것도 좋지만 올해는 그런 보람이나 좋음은 제발 그만 누리면 좋겠습니다.
다만 우리 사람들 사이에 말과 상식이 소통과 배려로 흘러 다니고, 대신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에 시멘트로 모래와 자갈을 개어 떡칠을 하는 노릇은 멈춰지면 정말 좋겠습니다.
2010년 5월 6일 결성했다가 12월 29일 해산한 '지율 스님 낙동강 생태 예술사진 경남지역 순회 전시 추진모임(경남낙사모)'.
경남낙사모는 5월 8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풍대에서 첫 전시를 했고 마지막 전시는 12월 10일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함안보 전망대에서 치렀습니다.
경남낙사모 손으로 치른 전시회는 모두 스물네 차례였고 관련된 블로그 글 발행은 서른여덟 차례였습니다. 직접 치른 전시는 한 달에 세 번꼴이었으며 블로그 글 발행은 한 달에 다섯 차례 남짓 했습니다.
이밖에 경남낙사모는 경남정보사회연구소와 민주노총 경남본부, 거창 민예총과 거창귀농학교, 포항의 4대강 사업 저지 단체들에게 사진들을 빌려드리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빌려드린 것은 날수로 치자면 거의 석 달이 됩니다.
경남낙사모는 낙동강 개비리길과 경북 상주 경천대를 순례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녀온 다음에는 이런저런 글을 블로그에 올려 다른 이들의 관심과 인식을 확대시켰습니다.
제가 제안한 활동이고 모임이기에 제가 결성 모임에서 대표를 맡기는 했지만, 저는 그야말로 앞에서 더듬어 나아가는 서투른 길잡이 노릇만 했을 뿐입니다.
여러 분들의 동참과 제안과 헌신이 없었다면 도저히 이뤄질 수 없었던 모임이고 활동이었습니다.
카페지기 노릇을 훌륭하게 해 주신 염좌님,
전시에 적극 참여하고 많은 제안도 하고 블로그글도 열심히 써 주신 달그리메님과 실비단안개님,
발통 노릇을 톡톡히 해준 고마운 제 친구 파비님,
활기차게 전시를 함께 해주신 아고리안 바다님과 착한마녀님,
은근히 관심과 참여를 많이 주신 봄밤님, 블로거 천부인권님,
물심양면으로 신경써 주신 김주완 선배,
관심과 몸부조 아끼지 않았던 우리 공장 식구 이시우(늘 축제였음)·이승환·민병욱·김두천·이원희(다단계)님…….
(정말 미안합니다. 생각해 보니 동백나무님이 빠져 있습니다. 발통 노릇도 때로 해주시고 함께 많이 움직이셨고 돈까지 보태셨는데 제 불찰로 빠뜨렸습니다. 사과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Orz.... 그런데, 해산 모임을 한지 이제 겨우 보름남짓밖에 안 지났는데 그 얼굴들이 그립습니다. 어서어서 '벙개'라도 한 판 때려야 하겠습니다. 하하하.
아울러 경남낙사모 활동을 위해 성금을 보태주신 분들도 여럿 계십니다.
저를 비롯한 몇몇이 사진 전시를 하는 도중에 전혀 개인 호주머니를 털어 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성금이 없었다면 서른다섯 장이나 되는 사진 패널도 장만(100만원)하지 못했을 것이고, 복사·코팅 또한 엄두도 못냈을 것입니다.
고마우신 분들의 아낌없는 내어놓으심이, 저희들에게 종자돈도 됐고 활동비도 됐고 뒤풀이비(물론 할 때마다 개별 회비는 꼭 거뒀습니다만)도 됐고 해산모임 비용도 됐습니다. 경남낙사모 카페(http://cafe.daum.net/gnnaksamo)에 결산 내역이 있습니다.
Orz..... 고마운 마음을 담아 여기 그 이름을 남깁니다. 성금 액수를 굳이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거듭거듭 고맙습니다.
100인닷컴(김주완)님,
(아직 얼굴조차 모르는) 임원정님,
시를 쓰시는 김진희님,
(아직 얼굴조차 모르는) 김은주님,
의사이신 최원호님,
선생님이신 노영도·이헌수·김인성님,
달그리메님, 실비단안개님, 이김춘택(봄밤)님,
선생님이신 변영호님,
생태환경해설사이신 권영숙님,
서울로 떠난 후배 권범철님,
선생님이신 정대수님, 선생님이신 박성현·김덕성·심영보님,
공장 동료인 남석형님, 민예총 창원지부장이신 김유철님…….
그러고 보니 또 있네요. 마산 창동에서 거리 전시를 마치고 나서 술밥을 한 턱 쏘신 건축사 허정도님(저희 경남도민일보 전직 사장이시기도 하지요), 그리고 "돈 모자라거든 언제든 연락해라"고 응원해 주셨던 경남대학교 교수 김용기님. 든든한 배경이 돼 주셨지요.
돌이켜보면, 시작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지난해 3월 29~30일 지율 스님이 서울 조계사에서 낙동강 사진전을 하는 것을 보고 서울에서도 낙동강 사진전을 하는데 정작 낙동강이 있는 경남에서 안 한다면 말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한 것이 단초였습니다.
어쨌거나 처음 먹었던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 잊기 위해서, 지난해 밝혔던 '지율 스님 낙동강 사진을 경남 지역에서 순회 전시하자는 취지'를 한 번 더 올려 놓으려 합니다.
"찬성하든 반대하든 낙동강에 대해 나름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고 합니다. 낙동강 원래 모습이 어떠했으며 지금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아는 이가 많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지율 스님은 찬성하든 반대하든 사랑하든 미워하든 아무 관계 없이, 실제로 낙동강이 생긴 모습을 제대로 알아야 그런 결정이나 판단에 힘이 실린다고 보는 것입니다.
저희도 지율 스님 생각에 동의합니다. 찬성 반대를 떠나 정부의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토목공사는 계속 진행될 것이고 지율 스님의 사진은 그대로 남을 것입니다.
지율 스님의 사진은 그 자체로서 기록입니다. 기록은 기억되지 않으면 힘이 없습니다. 기억을 하려면 자기 두 눈으로 몸소 봐야만 합니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게 하기 위해 순회 전시를 하는 것입니다.
기억은 나중에 힘이 됩니다. 낙동강이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 망가지고 난 다음 언젠가 사람들이 원래 모습으로 돌려야 한다고 결심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고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오지 않는 나날들을 위해, 기록을 기억으로 저장하기 위해, 그것도 집단으로 저장해서 나중에라도 힘이 되기 위해서, 이렇게 작으나마 경남 지역 순회 전시를 추진하는 것입니다."
5월 1일 올린 이 글 '지율 스님 낙동강 사진, 경남서 전시합시다'를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위엣글에 이어 제가 이렇게 썼네요.(그런데 '태클'은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맷집은(^.^) 있습니다. 안팎에서 생기는 '태클'은 제가 온몸으로 감당하겠습니다. 돈이든 힘이든 다 좋으니 십시일반(十匙一飯) 백시십반(百匙十飯) 보태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같은 <지율 스님 낙동강 사진 경남 순회 전시>에는
지역을 살리려는 손길과
생태를 아끼고 보듬으려는 눈길과
사람과 자연이 두루 편한 미래를 꿈꾸는 발길이
함께하리라고 두텁게 믿습니다."
저희들은 이번에 해산을 별 망설임 없이 해치웠습니다. 당초 약속이 2010년 한 해 동안 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이 제일 큽니다. 지율 스님 낙동강 사진과 지금 낙동강 모습이 많이 달라진 것도 한 까닭입니다.
물론 계속 활동할 수도 있고 후속 모임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그리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경남낙사모는 '무엇을 하든 즐겁게 하자'주의였습니다.
즐겁게 하려면 당위에 갇히지 않아야 하고 서로에게 서로가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합니다. 후속모임을 해야 한다는 당위와 할 수 있고 또 해도 된다는 유혹에서 벗어났고,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해산을 했습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러 흔적을 만들어 돌아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에 필요한 일이 생기면 다시 모이면 그만입니다.
대신 만나서 나누고 쌓았던 소중한 인연에 대한 아름답고 고마운 기억을 곱게 담아두기는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더, 큰절 올리면서 고맙다는 말씀 올립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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