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김주완 선배가 운영하는 <100인닷컴> 주관으로 경남 지역 블로거 10명과 합동 인터뷰를 통해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만나고 나서 얼마 안 있어 "김두관후보가 '귀를 열어 놓겠다'는 의미"라는 글을 써서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렇게 글을 올리고 나서도 뭔가 알 수는 없지만 충분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안고 있었습니다. 김두관 후보의 진면목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는 그런 찜찜함이었습니다.
오늘 다시 인터뷰 기억을 떠올려보니 그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졌습니다. 김두관 후보 얘기한 내용이 새삼스레 뚜렷하게 되새겨졌습니다.
김두관 후보의 자세와 관점입니다. 무엇을 중심에 놓으며, 또 무엇을 중시하는지 하는 것입니다.
김두관 후보는 지역 주민을 중심에 놓습니다. 업자나 공무원을 중심에 놓지 않습니다.
김두관 후보는 현장을 중시합니다. 공문 같은 서류를 중시하지는 않습니다. 김주완 선배 사진.
알려진대로, 김두관 후보는 민선 1기과 2기 남해군수를 지냈습니다. 17일 합동 인터뷰에서 그이는 "'합법보다 합리'를 앞에 세우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해군수 시절 보기를 들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그이가 무엇을 중심에 놓는지, 무엇을 중시하는지가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김두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해군수 시절 자칫 잘못했으면 집단민원이 일어날 뻔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날 결재를 해달라는 공문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법령에 따라 처리가 된, 말하자면 합법적으로 처리돼 법률로만 따질 경우 그대로 서명만 하면 끝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니까 공사가 들어가면 바로 민원이 일어날 그런 일인 겁니다. 담당 공무원을 불러 물었습니다. '현장에 한 번 가 보셨어요?'
그랬더니 법령상 하자가 없고 해서 현장은 가 보지 않았다는 거라……. 그래서 현장을 보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 했지요. 다녀 온 공무원이 이러는 겁니다. '군수님, 큰일날 뻔했습니다. 그대로 했다면 난리가 날 겁니다.'"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군수 시절에는 일요일이나 쉬는 날에 현장을 돌아다녔어요. 가볍게 친구 차를 타고 공사가 있는 현장을 찾아다녔습니다.
바람도 쓀 겸 놀러 삼아 그렇게 했지요. 가 보면 정리정돈이 잘 돼 있는 데도 있고 아무렇게 어질러져 너저분한 데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희한하게도 정리정돈이 잘 돼 있는 데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너저분한 데는 꼭 문제가 터집니다. 민원이 일어난다든지 아니면 공사가 제대로 안 된다든지 아니면 돈이 문제가 생긴다든지…….
다녀온 뒤에는 적당한 때에 담당자를 불러서 '어디 현장에 한 번 가 보세요', '어디 현장이 문제가 없는지 한 번 점검해 보세요' 일러줍니다. 이렇게 해서 문제가 터지기 전에 처리되기도 했어요." 블로거 합동 인터뷰 장면.
김두관 후보의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처음에는 김두관이 당선되면 공무원들 좀 피곤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보니 제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김두관 같은 사람이 도지사가 되면, 공무원들 피곤해지지 않습니다. 공무원들 피곤의 원인은, 첫째가 승진을 위해 인사권자인 단체장의 눈치를 살피고 비위를 맞추는 것이고 둘째가 잘못된 행정으로 말미암은 집단 민원이리라 저는 짐작합니다.
승진을 위한 단체장 눈치보기와 비위 맞추기를 김두관이 강요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잘못된 행정으로 말미암은 집단 민원만큼은 김두관이 원천 차단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무원들은 피곤해지기는커녕 오히려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대다수 공무원들 처지에서 볼 때는, 그이들도 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므로, 이렇게 지역 주민들 뜻을 거스르지 않는 행정 집행이 된다면, 편안함만이 아니라 마음 속까지 뿌듯해지는 그런 보람까지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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