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대세입니다. 아니 여태껏 사랑이 대세가 아닌 적은 없었으니까 그건 전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요, 이제 사랑 표현조차도 공공연한 게 대세인 모양입니다. 시인은 "겨울이 오려나 봅니다. 그러나 저의 는 늘 봄입니다"라 적어 시집을 보냈습니다. 시인이 여성인 때문인 모양인데, 직설·직시보다는 은유·비유가 많은 것 같기는 하지만 '에로틱'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김경의 두 번째 시집 의 표제작입니다. "나는 슬픈 꽃의 살갗을 가진 탕아 편식주의자인 사내의 불길한 애인 애초 그대와 내가 바닥 없는 미궁이었을 때 얼마나 많은 바다가 우리의 밤을 핥고 갔는가 내 몸 어디에 앉을지 몰라 쩔쩔매고 있는 미타산 저물 무렵처럼 나와 어떻게 이별할지 끙끙대는 어린 연애, 유리창처럼 닦아주고 싶은 저, 나이 어린 연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