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조선 정조가 숨지고 순조가 왕위에 오른 1801년부터 1910년 '한일합방'까지를 주로 다릅니다. 글쓴이 이윤섭의 한국 역사에 대한 문제의식은 책 곳곳에 나타나 있습니다. 첫째는 "개항(1876년) 이후 한국사는 완전히 세계사의 한 부분이 됐으나 한국 근대사는 놀라울 정도로 세계 정세에 대한 기술 없이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로는 "한국 근대사 기술은 조선 왕조의 '비자주성'을 은폐하거나 호도하고 있어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는 사실을 꼽았습니다. ◇19세기 조선을 지배한 서울 벌족 나름대로 학교에서 역사 공부를 한 이들은 19세기 세도 정치의 장본인들이 지역에 기반하고 있었다는 착각을 합니다. 15세기 중앙 정치에 진출한 사림들의 명맥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은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