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유달리 추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미 3월이지만 겨울이 완전히 물러났다고 잘라 말하기가 아직은 두렵습니다. 그 말을 듣고 겨울이라는 녀석이 몸을 돌려 꽃샘추위의 매서움으로 나타날까봐 겁이 나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봄은 이렇게 오고 있습니다. 저기 버드나무에 가지 끝 연둣빛으로도 오지만, 봄은 이렇게 낮은 데서도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습니다. 봄에는, 아시는대로 바람이 아주 차게 느껴집니다. 대신 햇볕은 마냥 다사롭기만 합니다. 햇살이 내려쬐니까 바람이 잦아들기만 해도 세상이 온통 따뜻하답니다. 그것은 풀에게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풀은 바람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바닥에 바짝 붙어서 자랍니다. 또 그렇게 바닥에 바짝 붙으면 지열(地熱)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지열은 해가 지고나서도 지속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