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늘어진 낮잠 보고 떠오른 시(詩)
아까 대낮에 무청을 말리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고양이가 보였습니다. 나무 아래 그늘에서 그야말로 무심하게 늘어져 자고 있었습니다. 뭐 주인 없는 도둑고양이쯤 되겠지요. 저는 한편 부럽고 한편 샘이 나서 3층 우리 집에서 큰 소리로 불러봤습니다. "어이, 고양이야!" 깨지 않았습니다. 한 번 더 불렀겠지요. "야 ,고양이야. 고개 들어봐!" 마찬가지였습니다. 고개를 들기는커녕 조그마한 귀조차 전혀 쫑긋거리지 않았습니다. 무사태평이었습니다. 무청을 널다 말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려니, 제가 고양이에게 동화(同化)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느긋함, 저 여유로움, 거기에서 느껴지는 고양이 삶의 아주 느릿느릿한, 그래서 아예 흐르지도 않는 듯한 흐름. 물론 고양이인들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고달프지 않을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