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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언론 522

촛불집회, 프레임 전쟁이 시작됐다

저는 최근 촛불집회를 전망하는 글 중 [미디어스]에서 읽은 김완 님의 논지에 가장 공감합니다. 그는 '6.10 이후를 묻는 당신에게' 라는 칼럼에서 구체성도 없고 불가능한 '정치적 전망'을 찾기보다, [조선일보] 하나라도 확실히 조지자는 논지를 폅니다. 이거야말로 정답이다 싶습니다. 다행히도 6.10대회 이후 국민방송 KBS 지키기 촛불이 켜졌고, '살리자! 경향·한겨레·MBC, 문내리자 조·중·동 캠페인'도 불붙고 있습니다. 이런 촛불집회의 자연스런 진화에 위기감을 느낀 조중동은 옛 방식인 '좌-우 대결구도'를 조장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특히 특수임무수행자회와 뉴라이트전국연합, 고엽제전우회 등 우익단체와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나란히 대비시키면서 좌-우대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어제(14일)자..

지역언론이여, 역사기록이라도 충실하자

지난 6월 2일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정태진·교사)가 보다 못해 한 마디 했다. 명색이 경남지역 종합일간지라면서, 도내 10여곳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를 마산·창원 위주로만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일례로 밀양에선 그동안 10차례에 걸쳐 촛불집회가 열렸지만, 단 한 번도 지면에 보도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사실 그랬다. 마산·창원 외에도 진주·김해·거제·통영·밀양·의령·함안·창녕·고성·남해·하동·거창 등 대부분의 시·군에서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신문에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심지어 군사도시라는 특성으로 사회운동의 불모지라 부르는 진해에서도 지난 7일 '무려' 250여 명이 모인 촛불집회가 열렸다. 명색이 기자라는 나도 경남도민일보 지면이 아닌, '실비단안개'님의 블로그를 통..

KBS 김금수 이사장 사퇴, 이건 아니다

KBS 사장과 한국언론재단 일부 이사들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노골적인 사퇴 압력이 가관이다. 이들 언론 유관기관이나 단체 뿐 아니라, 정부투자기관이나 각종 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법규에 의해 엄연히 임기와 신분이 보장된 사람들을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쫓아내려는 것은 월권이며 횡포다. 권력의 이런 횡포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사퇴 압력에 대응하는 기관·단체장이나 위원들의 태도다. 한 부류는 사퇴 압력에 쉽게 굴복하거나 아예 자발적으로 사표를 던지고 떠났다. 또 한 부류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소신을 바꾸면서까지 알아서 기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정권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직분과 소신에 충실한 부류도 있다. 물론 이 세 가지 부류의 경계가 뚜렷한 것도 아니고, 딱히 이 속에 포함..

경향신문한테 미안하다

비정규직을 없애기로 한 경향신문 5월 7일치 은 “‘경향신문’이 마지막 남은 비정규직 노동자 17명을 올해 안에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채용할 사원들도 모두 정규직으로 뽑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래서 블로그에도 바로 경향신문을 칭찬하는 글이 바로 올라왔고 지지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 글은 저랑 마찬가지로 을 들먹이면서 “경향신문 칭찬 한 번 해줘야겠다.”고 했습니다. 이 누리꾼은 “기사의 논조야 예전부터 마음에 들었지만”, 하면서 비정규직 전환을 짚은 뒤에 “회사 경영도 지면이 지향하는 정체성에 맞게 가야 한다는 취지로 했다.”는 사용자 쪽 말을 소개하면서 “고마운 일”이라 했습니다. 이어서 “신문을 구독..

광주에선 '쇠고기 발언' 하지 말라고?

17·18일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그냥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려 토요일자를 한 부(400원) 샀습니다. 1면 머릿기사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5·18 행사 정치 변질 안된다'는 제목이었습니다. 이게 뭔 말인가 싶어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5·18 민중항쟁 28주년 기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념식을 전후로 외지단체의 각종 시위·집회가 예정돼 있어 5·18 정신의 훼손과 정치적 변질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외지단체'란 민주노총과 한총련이었습니다. 민주노총과 한총련이 5·18 기념일을 전후에 광주에서 집회와 시위를 하면 5·18 정신이 훼손되고 정치적으로 변질된다니요? 대체 가 말하는 '5·18 정신'이란..

순수한 촌지라는 게 과연 있을까?

교사들의 월급이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역신문 기자들의 월급이 쥐꼬리라는 건 대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기자라면 소득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친구나 친인척들의 모임에서 가끔 월급 얘기가 나오면 나는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편이다. 그럴 경우 십중팔구는 “설마, 기자 월급이 그것 밖에 안 될라고?”하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재차 정말이라고 하면 이번엔 “에이~, 그래도 기자들은 생기는 게 많잖아.”라며 은근슬쩍 촌지 얘기를 꺼낸다.그러면 이때부터 나는 정색을 하고 ‘경남을 바꿀 개혁신문’을 창간하게 된 이유와 촌지를 받아선 안 되는 이유, ≪경남도민일보≫의 윤리강령과 실천요강 등을 침을 튀겨가며 설명하기 시작한다.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두 ..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하지 말아야 할 이유

총선 여론조사 주관했던 신문사 정치부장의 고백 지난 2008년 4·9총선 후보자별 지지도 여론조사는 완전한 실패였다. 수많은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이 시시때때 조사결과를 발표했으나 완벽하게 적중시킨 곳은 없었다. 심지어 방송사 출구조사마저 틀렸다. 경남의 경우도 거제 선거구가 그렇게 박빙일 줄은 몰랐다. 도 'Q&A리서치'와 공동으로 접전지역 여론조사를 했지만 틀린 곳이 적지 않았다.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선거구 단위와 유권자 수가 적을수록 정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유권자의 관심도가 낮은 선거일수록 여론조사의 오차도 커진다는 것이다. 출구 조사마저 빗나간 총선 대통령 선거나 도지사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틀린 적이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촌지받는 교사·기자들의 방어논리

심리학에 ‘방어기제(防禦機制)’라는 게 있다. 외부의 공격이나 비판을 받았을 때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한 방어본능을 뜻한다. 이 본능에 따라 평소 상당히 진보적인 사람들도 막상 자신이나 자기집단이 비판을 받을 경우 아주 보수적인 방어기제를 드러내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는 비판을 업으로 삼는 기자이다 보니 사람들의 그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판단할 때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비판을 어떻게 소화하느냐는 걸 잣대로 삼는 경우가 많다. ≪경남도민일보≫ 창간 후 기자들과 교사들의 촌지에 대한 기사를 쓸 때마다 비판의 대상이 된 그들 집단은 나름대로의 방어기제를 드러내 보였다. 우선 교사들이 보인 첫 번째 반응은 “요즘은 선물이나 촌지를 받는 교사들이 거의 없으며, 혹 있다 해..

신문 시장에서 나는 이 비릿한 냄새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4월 22일 “신문고시 폐지 않겠다.”고 밝혔답니다.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자리에서 백 위원장은 13일치로 연합뉴스에 보도된 자신의 발언 ‘신문고시 완화.폐지 검토’에 대해 “원론적으로 말했을 뿐이고 신문고시만을 겨냥한 검토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한 발 물러선 발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행 신문고시가 완화.폐지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일간지에 종사하는 저로서는 신문고시의 불법 경품 처벌 수준을 더욱 세게 하도록 바꿔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한 마디 거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문(판매)고시(=신문업에 있어서 불공정거래행위 및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의 유형 및 기준)는 아시는대로 1996년 만들어졌습니다. 같은 해 여름 7월, 중앙일보 지국..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강준만 교수께서 제 졸저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에 대한 글을 에 써주셨군요. 제가 보기엔 과찬이다 싶은 부분도 많고, 쑥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 블로그가 '지역에서 본 세상'인 만큼, 공유하는 것도 좋겠다 싶어 유철미 발행인의 허락을 얻어 전재합니다. [강준만 칼럼]‘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연고주의를 배격하자면서도 『경남도민일보』를 비롯한 모든 언론에는 동창회나 향우회 소식이 매일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언론인들이 참석하는 각 대학의 ‘언론동문회’ 소식은 사진까지 빠지지 않는다. 새해에는 이것부터 확 없애버리면 어떨까.”(87쪽)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행정자치부장이 최근에 출간한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한국신문들의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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