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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블로그, 이런 점이 아쉽다

기록하는 사람 2008. 8. 1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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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건 반길만한 일이다. 그만큼 대중과 소통하고 교감하겠다는 자세의 표현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정청래 전 의원(http://mapopower.tistory.com/)과 최문순 의원이 블로거로 데뷔한 걸 적극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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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하나하나 개선, 발전해나가겠지만 블로그가 진짜 소통을 위한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올린다. 나 역시 아직 초보블로거로서 어떤 블로그가 좋은 건지 잘 모른다. 그래서 주제넘은 소리일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 드린다.

우선 최문순 의원의 블로그(http://blog.daum.net/moonsoonc/)에서 눈에 띄는대로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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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카테고리의 변별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문순c 이야기 / 출동! 문순c / 문순c네 사람들 / On air! / 문순c 기 팍팍 살리기 / 사진 동영상 훑어보기 / 옆동네 통신! 등이 있는데, 하나 하나 열어서 특성을 비교해보면 겨우 알까말까 하다. 따라서 일부러 튀어보이려고 이상한 카테고리 명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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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문순c 이야기'는 그냥 '문순c가 쓴 글'처럼 바로 알아듣게 쓰고, '문순c네 사람들'도 그냥 '보좌관들이 쓴 글'처럼 바꾸면 좋겠다. '출동! 문순c' 역시 그냥 '성명 / 보도자료'쯤으로 바꿔도 될 것 같다.

또 'On air!'에 있는 글들은 관련 기사들을 퍼온 것 같은데, 이거 아무리 우호적인 매체의 기사라도 함부로 퍼오면 안된다. 명색이 언론인 출신으로 문광위쪽에서 일해야 할 사람이 뉴스저작권의 개념조차 없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중에 홈페이지를 개설하면, 거기에 '언론보도' 메뉴를 하나 넣어, 해당기사를 아웃링크해놓는 정도로 하면 될 것 같다. 동영상도 함부로 퍼오면 안된다.

둘째, 'On air!'를 포함한 다른 카테고리들은 블로그에 굳이 필요없을 것 같다. 따라서 일단 '문순c가 쓴 글'과 '보좌관들이 쓴 글'로 큰 분류를 해놓고, 내용별로 세부분류를 하면 될 것 같다. 블로그에 '후원안내'나 '다른 블로그가 쓴 글'이 무슨 필요 있나.

이런 건 따로 홈페이지를 만들면 거기에 메뉴로 구성하면 된다.(블로그를 하더라도 국회의원이라면 최소한 자료실 용도의 홈페이지는 있어야 한다.)

세째, 제발 자체 생산한 글만 다음블로거뉴스 또는 메타사이트에 송고하기 바란다. 지금은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의 성명서와 심지어 KBS 현상윤 피디의 기고문, KBS 내부의 호소문은 물론이고, 다른 매체에서 퍼온 기사까지 아무 생각없이 블로거뉴스로 송고하고 있다.

이건 무식한 짓이며, 양심 없는 짓이기까지 하다. 저작권 개념이 이렇게도 없어서야 되겠나. 그리고 현상윤 피디의 기고문 같은 건 어디서 퍼온지도 모르겠다. 이런 걸 올리려면 원저자인 현상윤 피디의 양해와 함께, 그 기고문이 실렸던 매체의 양해까지 얻어서 올려야 하고, 양해를 얻었다 하더라도 출처표기와 함께 다시 올리는 취지를 편집자주 형식으로 반드시 써줘야 한다. 그게 저작자와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네째, 올리는 글마다 서체가 다 다르다. 서체 좀 통일시켜라. 지금 올리는 글들을 보면 아마도 HWP에서 작성한 글을 그대로 긁어 올리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명조체도 있고, 고딕체도 있고, 또 다른 체도 있고, 글자크기도 제각각 다르다. 그래서 어지럽고 통일성이 없다. HWP에서 작성한 글이라도, 블로그에 올릴 땐 메모장에 붙여넣은 후, 다시 붙여넣는 수고를 좀 해라.

다섯째, 제목을 중복하여 쓰지 마라. 글 올릴 때 제목을 달아놓고, 본문 안에 또 큰 글씨체로 중간정렬로 제목을 달고, 부제목까지 단다. 역시 어지럽다. 그냥 제목 하나로만 통일하라. 마찬가기로 글 상단 오른쪽에 이미 '문순c'라는 글쓴이 표시가 되어 있는데, 맨 밑에 중복해서 '최문순'이라고 써놓을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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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의정일기-반대편에 서서]8월 5일'이란 제목이 있는데, 또 본문 위에 중간정렬로 제목을 넣어놓은 건 쓸데없는 중복이다. 거슬린다.


여섯째, 제목 좀 잘 달아라. 다른 잘나가는 블로거들이 제목을 어떻게 다는 지 연구 좀 해봐라. '[의정일기 - 반대편에 서서] 8월 5일' 같은 제목은 대체 무엇에 대한 글인지 알 수가 없다. 제목에 글쓴 날을 뜻하는 '8월 5일'은 왜 필요하나. 그리고 카테고리쯤에 해당하는 [의정일기]를 왜 제목에 굳이 넣어야 하나. 또 밑도 끝도 없이 '반대편에 서서'는 또 뭔가. 블로그도 미디어다. 명색이 기자 출신 의원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이토록 무식한 제목을 달아서야 체면이 서겠는가.

일곱번째, 적어도 소통을 하겠다고 블로그를 개설했다면, 댓글에 대한 답변도 좀 해라. 살펴보니 대부분의 댓글에 대한 답변이 없다. 완전히 택도 아닌 댓글이라면 모르되, 그래도 기껏 관심과 애정을 갖고 단 댓글에 답변이 전혀 없으면 무시당한 느낌이 든다.

여덟번째, 최문순 의원이 모든 관리를 다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직접 올리는 글이나 직접 다는 댓글도 있어야 한다. 꼰대 의원들처럼 보좌관들이 모두 대신해주는 식으로 비치면 블로그의 의미가 없다.

마지막으로, 의원실에 있는 보좌관이나 비서관들이 함께 이 블로그를 팀블로그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다만, 공개된 정치인인 국회의원의 보좌관들이 마치 개인블로거들처럼 '엉클조'나 '투덜스머프' '발효우유' '키키' 같은 이상한 닉네임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보좌관들도 넓은 의미에서 공인이다. 오히려 실명으로 자신이 보좌관이나 비서관임을 밝히고 쓰는 게 좋겠다는 것이다. 미디어토씨(
http://kimjongbae.tistory.com/)에서 김종배, 장윤선, 최성진이 각각 자기 실명을 쓰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국회의원들 중에서 그나마 나름대로 '진정성'을 가진 기대주가 최문순 의원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어설픈 정치기교부터 깨우치지 않고 '진정성'과 '실력'을 무기로 우직하게 의정활동을 해나간다면 지금은 부재한 진보-개혁세력의 새로운 정치지도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한다.

그가 정치인 블로거로서도 앞서가는 모델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정청래 전 의원 블로그는 개설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좀 더 지켜본 뒤 하고픈 말이 있으면 말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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