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뉴미디어

일본 지역신문, 뉴스보다 지역정보로 승부

기록하는 사람 2008. 8.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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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종이신문은 한국보다는 월등하게 발행부수도 많고 매출도 높지만, 인터넷에 대한 대응은 한국보다 뒤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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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사 인포매이션 창구.

종이신문의 가격(장당 140엔)이 우리보다 높은 데다 신문판매수익이 전체 매출의 60~70% 정도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유가부수의 감소는 매출 감소와 직결되기 때문에 일본 신문시장의 위기감은 그만큼 컸다. 따라서 일본 신문의 관심은 종이독자 감소를 막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를 신문구독층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NIE교육, 모바일뉴스 서비스 등)을 하고는 있었지만 역부족인 것처럼 보였다.

인터넷 독자를 위한 서비스도 여러 가지를 하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종이신문 독자를 중심에 둠으로써, 인터넷을 통한 수익모델 창출에는 소극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일본의 전국 지역신문들도 우리처럼 인터넷분야의 네트웍(MMN)을 두고 여러 가지 공동사업을 시도해왔다. 그 결과가 교도통신사 주도로 만들어진 ‘47뉴스’였다. 일본의 전국 47개 도도부현을 지칭하는 ‘47뉴스’는 교도통신과 가맹사 56개 지역신문(블럭지 포함)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터넷신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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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사에 있는 '47뉴스' 책임자와 간담회.


(3) 일본 56개 지역신문이 만든 공동 인터넷신문 '47뉴스'

‘47뉴스’는 동경 교도통신사 2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교도통신 역시 국가기간산업이라 그런지 출입자에 대한 통제는 철저했다. 한명 한명 신분을 확인하고 방문증을 발급했다. 모든 출입문은 카드를 대야만 열렸다.일본 최대의 통신사인 교도통신(共同通信)은 우리나라의 연합뉴스와 좀 다르다. 가맹사들의 조합(組合)으로 만들어진 회사이며, 형태도 주식회사가 아닌 사단법인이다. 따라서 자기 통신사의 발전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56개 가맹사의 공동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으며, ‘47뉴스’도 가맹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제안된 것을 교도통신이 받아 안아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47뉴스’의 사장도 교도통신 국장 출신이며, 사장 포함 정식사원은 2명 뿐이지만 15명이 교도통신에 소속돼 있으면서 아웃소싱 형태로 47뉴스의 일을 하고 있다.

공동광고·공동 기획 섹션 제공

47뉴스가 생긴 것은 포털사이트의 위협 때문이다. 일본도 많은 신문사들이 야후재팬에 헐값으로 뉴스를 공급하고 있고, 이 때문에 결국 포털 좋은 일만 시킨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었다.

47뉴스는 각 신문사가 독자적인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가운데 허브 역할을 하고 있으며, 뉴스제공 방식은 RSS로 하고 있다. 속보 중심보다는 특정 테마를 정해 관광뉴스와 음식뉴스, 지역스포츠 뉴스 등 공동섹션을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각 지역 특산물을 연결해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47클럽’이라는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쇼핑몰 수입은 미미한 정도이며 성공가능성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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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사 라운지.

뉴스콘텐츠 판매는 머리 속에만

가장 확실한 것은 공동배너광고인데, 교도통신에서 광고를 수주해 모든 가맹사 홈페이지에 일괄적으로 배너를 거는 방식이다. 광고료는 노출수에 따라 배분한다. 그러다 보니 각 신문사의 광고수익은 최소 몇만엔에서 최대 몇백만엔 정도까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이 공동광고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미디어300’이라는 이름으로 경남도민일보를 포함, 전국 지역신문들이 시험가동중이다.)

47뉴스에는 전국지 중 니혼게이자와 산케이가 들어와 있으나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중동이 한국디지털뉴스협회에 들어오지 않고 독자행보를 걷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사히를 방문했을 때 가입의사를 물었더니 ‘없다’고 했다.)

우리처럼 정부기구나 기업에 뉴스컨텐츠를 판매하는 데 대해서는 아직 개념도 잡혀 있지 않았다. 우리의 사례를 소개했더니 “우리도 머리 속에서만 갖고 있다”면서 “각 신문사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4) 일본 지역신문 멀티미디어네트웍(MMN)

일본지역신문네트웍(MMN : 멀티미디어네트웍의 약자)은 홋카이도 신문을 비롯한 블록지와 현 단위 일간지들이 야후재팬과 같은 포털에 대항해 만들었는데, 현재 37개사가 가입되어 있고 대부분 ‘47뉴스’에 중복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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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신문 홈페이지 상단메뉴. 날씨와 관광, 온천 등 각종 지역정보가 주요메뉴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단체는 47뉴스의 출범에 따라 거의 해체위기에 있었는데, 거기에도 나름대로 배울 점은 있었다. 일본의 지역신문 인터넷사이트는 뉴스보다 지역정보를 중심으로 짜여 있었던 것이다.

즉 각 지역별 식당과 음식정보, 관광정보, 온천정보, 낚시정보, 이벤트(축제) 정보 등이 지도와 함께 상세하게 제공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지역신문 사이트보다 훨씬 알차고 편리했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도 한국처럼 관광정보 등을 자체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으나 각 지역신문이 구축해놓은 정보와는 비교가 안된다는 설명이었다. 지자체가 돈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신문사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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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신문의 온천 정보 페이지. 한국의 지역신문 중에는 이토록 상세하게 지역정보를 구축하고 있는 곳이 없다.


지역신문의 살 길은 역시 '지역정보'

97년 10월부터 공동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고 2000년 12월에는 ‘고향’이라는 공동사이트를 만들었는데, 모두 실패했다. 현재는 47뉴스가 생기는 바람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새로운 역할을 모색중이다.

우리나라의 초기 온라인신문협회와 같이 느슨한 형태였는데, 두달에 한번씩 도쿄에서 회의를 갖는 바람에 멀리 지방에 있는 지역신문사들의 경우 출장비 부담이 커 오키나와 신문 등 2개가 그 때문에 탈퇴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지역정보와 달리 뉴스는 하루 30~50건만 속보 중심으로 올리고 있었고, 로컬뉴스는 거의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은 일단 2011년까지 종이신문에 투자를 하고, 그 이후부터 디지털화에 투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 역시 포털에 일부 기사를 제공하고 있으나 정보제공료로 포털에서 받는 돈은 사원 1인의 월급에도 못미치는 액수라고 고백했다. <계속 = 다음은 야후재팬을 방문한 내용과 결론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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