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브이로그(Vlog) 시대’를 선언했다. 기존의 블로그(Web+log)를 브이로그(Video+blog)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동영상 콘텐츠를 모조리 집어삼키고 있는 유튜브에 대한 네이버식 대응전략이다.


방향은 잘 정한 것 같다. 페이스북이니 인스타그램이니 하는 소셜미디어로 인해 블로그가 많이 위축된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지금도 블로그는 대한민국에서 방문자가 가장 많은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 플랫폼이다.


네이버가 밝힌 코리안클릭 통계만 봐도 인스타그램에 월 1회 방문하는 사람이 1200만 명, 페이스북은 2000만 명이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3500만 명이다. 티스토리나 다음 블로그까지 합치면 더 압도적일 것이다. 당장 ‘○○맛집’이나 ‘○○여행’을 검색해보라. 당신이 찾는 거의 모든 정보가 블로그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와 네이버TV를 연결하겠다고 발표하는 모습.


게다가 네이버 블로그 숫자만 2300만 개, 글은 16억 개에 이른다. 이미 일정한 콘텐츠 생산능력이 있는 블로거들을 영상 크리에이터(창작자)로 양성해 유튜브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내 권유로 블로그를 시작했던 사람이 최근 사무실로 찾아왔다. 최근 새로운 직업을 얻게 되었는데, 그때 시작한 블로그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당신이 이미 콘텐츠 능력과 감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게 없는 사람은 아무리 새로운 도구나 기술을 알려줘도 써먹을 줄을 모른다.”


그렇다. 기술만 있고 콘텐츠가 없는 사람은 블로그든 영상이든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반면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 기술을 익히면 훨훨 날게 된다. 정치블로그 아이엠피터와 유명 강사인 김미경 씨가 최근 영상 기술을 배워 유튜브로 진출한 게 대표적 사례다.


네이버는 우선 기존의 블로그와 자체 영상 플랫폼인 네이버TV를 연결하겠다고 한다. 블로그에 동영상을 올리면 자동으로 네이버TV에도 올라가는 듀얼퍼블리싱이 된다. 게다가 곧바로 광고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유튜브의 수익창출 조건이 구독자 1000명 이상인 데 비하면 파격적이다. 또한 자체 개발 중인 동영상 에디터 프로그램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한다.


내가 개설한 유튜브 강좌 포스터.


물론 네이버TV도 약간의 진입장벽이 있긴 하다. 처음 채널을 개설할 때 간단한 심사과정을 거치는데, 기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거기에 괜찮은 영상이 올라가 있다면 대부분 통과된다. 이 또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네이버로 끌어오겠다는 심산인 듯하다. 물론 사용자 입장에선 어차피 만든 영상 유튜브와 네이버TV 두 곳에 써먹어도 되니 일석이조다.


이쯤 되면 나도 그동안 티스토리 블로그에 집중하느라 방치하다시피 했던 네이버 블로그를 브이로그로 다시 활성화해볼까 하는 욕심도 든다. 하지만 뭐 그건 이미 네이버TV 채널을 갖고 있으니 언제든 가능한 일이고.


어쨌든 나도 선언한다. 2008년 블로그 전도사를 자처한 지 10년, 오늘부터는 영상 채널 전도사가 되겠다고. 콘텐츠를 가진 이들이여, 이젠 영상 기술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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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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