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케이티엑스(KTX)가 도대체 무슨 말일까?

김훤주 2008. 2. 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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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 출장갈 일이 있어 무심결에 길을 나섰는데, 하마터면 마산역으로 갈 뻔했습니다. 결국 마산역을 지나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로 가긴 했습니다만, 이제 경남을 벗어나 멀리 갈 요량이면 케이티엑스를 타야 한다는 관념이 머리 깊숙한 데 새겨져 버린 모양입니다.

서울 오가는 길에 주로 케이티엑스를 타면서도 케이티엑스가 무슨 뜻일까 따져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봤더니 코리아, 트레인, 익스프레스(Korea Train eXpress)-한국, 고속, 철도랍니다.

우리나라에서, 케이티엑스를 보고 한국과, 고속과, 철도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아마도 얼마 되지 않으리라 여깁니다.

프랑스는 떼제베라는 토종말을 쓰는데…


왜냐하면, 우리가 아무리 영어에 찌들려 있다 해도, 케이티엑스라는 말이 우리 토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프랑스의 떼제베를 떠올려 봅니다.

떼제베는 프랑스 말로 트렝 아 그랑드 비떼쓰(train a grande vitesse)랍니다. 우리말로 옮겨 보면, 매우(grande) 빠른(vitesse) 기차(train)가 됩니다. 그러니까 프랑스 토종말 떼제베는, 우리 식으로 '매빠차'(아니면 매빠'열'이 더 알맞을까요?) 쯤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은 이 떼제베를 보면 어지간해서는 대부분이 바로 매우와 빠른과 기차를, 죄다 떠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매우 빠른 기차를 자기 나라 말로 매빠차라 하는데 왜 우리는 그리하면 안 되나요? 저는 지금이라도 케이티엑스 저 어렵기만 한 남의 글자를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그런 다음 우리 토종말 '매빠차' 따위를 새겨 넣고 싶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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