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진보의 미덕이 기다림이라는 홍세화

기록하는 사람 2012. 3. 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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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실린 홍세와 진보신당 대표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진보신당의 정치적 지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의 말 중에 공감할만한 이야기가 많았다.

공감 또는 기억해둘만한 말들을 옮겨봤다.

"우리가 놓치면 안 될 게 있다. 한국의 진보정치의 역량은 앞으로도 계속 취약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 현실적 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몸을 움직인다면 언제 힘을 형성할 수 있겠나? 앞에서도 말했지만 지금 우리가 못하면 그 과제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준다는 안목이 필요하다. 진보의 미덕 중 하나는 기다림이다."

"20대 때의 상황에서 이념적 좌파에 앞서 실존주의를 접했다. 마르크스보다 사르트르, 카뮈와 같은 실존주의를 먼저 만났기 때문에 그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실존을 걸고 가기 때문에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질 수밖에 없었다. 도망칠 수 없었다."

"사람은 합리적 동물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소유의 시대에서 관계의 시대로 가야 한다. 소유의 시대는 물적 토대를 통하여 누구나 해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와 싸우면서도 성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해방의 조건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성장주의가 가능하지도 않게 되었다면 목표가 성숙해져야 한다. 소유의 시대에서는 성장이 목표이지만 관계의 시대에서는 성숙이 목표이다. 이는 인간관계의 성숙,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의 성숙을 의미한다."

"비유하자면, 우리는 그 자리 그대로 가장 왼쪽에 있는데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당들이 다 왼쪽으로 쏠린 상태이다.(웃음) 새누리당 또한 그렇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몸만 왼쪽으로 쏠려 있을 뿐, 발은 그 자리 그대로라는 것이다. 총선이 지나면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반(反)나치 활동을 하다가 수용소에 갇혔지만 여러 우연히 겹쳐 살아남은 유대인인 프리모레비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인간 괴물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 수가 많지 않아서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오히려 위험한 것은 보통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위험한 것은 아무런 의문도 품지 않고 기계적으로 따르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나치나 파쇼가 몇몇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의 원칙을 지켜가면서 최선을 다하겠다. 나오미 울프가 '우리가 싸우고 저항하는 과정 자체가 우리가 싸움과 저항을 통하여 획득하는 사회와 닮아야 한다'는 과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처럼 말이다."

진보의 미덕 중 하나가 기다림이라는 홍세화. 참 매력적인 어른이다. 좋은 인터뷰를 해준 프레시안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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