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창원시 공무원은 고양이가 물어갔나?

김훤주 2011. 6.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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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관련은 대부분 푸대접을 받습니다. 정류장 시설도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편한지 여부랑 무관하게 설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시내버스 정보 안내판입니다. 햇볕을 정면에서 바로 받지 않아도 낮에는 글자를 읽기가 어렵습니다. 유리에 사물들이 거울처럼 비치는데다 글자 색깔이 흐리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마산고속버스 앞에처럼 정류장 천장 그늘 아래 있으면 알아보기가 한결 쉽지만, 마산 삼계주공아파트 앞에처럼 바로 드러나 있는 것은 가까이서 들여다봐야 겨우 보입니다.

어떤 데는 까만 바탕에 빨간 글씨로 멀리서도 잘 보이게 한 것도 있는 듯하던데, 이런 시설 때문에 많은 이들이 불편해하는데도 여태 그대로입니다. 공무원이 어디 물려가지 않았어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마산고속버스터미널 앞 버스 정보 안내판.

삼계주공아파트 앞 버스정보 안내판.


게다가 예전에는 삼계주공1단지 앞 시내버스 정보 안내판 가운데 토막에서는 동영상과 함께 우측 통행이 필요하고 편리하다고 알리는 방송을 내보냈는데 거기에 귀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소음입니다.

요즘에는 어찌 된 일인지 소리는 안 나오고 동영상만 돌아갑니다. 저 같으면 이참에 그만 떼어내 버리고 날씨 같은 필요한 생활정보를 알리는 데 쓰겠습니다. 공무원이 고양이한테 물려가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정류장 이름도 엉망진창입니다. 심지어 세 가지 이름이 한꺼번에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산회원구 산호동에 있는, 홈플러스 맞은편 정류장이 그렇습니다.

삐죽 솟아 있는 간판에는 '사보이호텔'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앉은 수 있는 정류장 시설 이마에는 운동장/마산회원구청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시내버스 안내 방송에는 운동장 앞 홈플러스라 나옵니다.

지하차도 공사가 한창인 아래 정류장도 이름이 셋입니다. 버스 안내방송에는 3.15아트센터라 나오지만 서 있는 간판에는 한일3차아파트라 적혔습니다. 앉는 시설 이마에는 또 양덕2동이라 돼 있습니다. 어쩌란 말입니까요?

입간판이나 정류장 시설에 적힌 이름만 알았다가는 제 자리에 내리지 못합니다. 통합 1년이 다 돼 가는 지금까지 이대로이니, 저는 창원시 공무원이 죄다 고양이나 개한테 안 물려갔다면 이런 일이 있을 리 없다고 굳게 믿습니다.

왜냐고요?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무한한 봉사자라고 공무원이 자임하고 있음을 잘 알고 그것을 그대로 믿기 때문입니다. 그에 더해 제가 공무원의 아들인 까닭도 있습니다.

이렇게 이름이 제각각인 시내버스 정류장이 이뿐이면 그나마 덜 나쁘겠지요. 일부러 애써 찾지도 않았는데 신마산 쪽에 더 있었습니다. 거의 엉터리 수준도 있습니다.

어시장에서 108번 버스를 타고 경남대학교 지나치기 전 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입간판에는 대내주공아파트라 적혀 있었습니다. 내릴 때 들은 안내 방송은 '경남대학교 앞 남부터미널'이었습니다.

마산중부경찰서 바로 앞 정류장 입간판은 중앙동이고 앉는 시설 이마에는 경동메르빌이 적혀 있습니다. 버스 안내 방송은 '경동 메르빌'이었습니다.

반월동 깡통골목 아래 월남 성당 근처 정류장은 입간판에 제일여고라 적혀 있었으나 시내버스에서는 연세병원이라고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이밖에도 신경써서 찾아보면 비슷한 보기가 여럿 더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 해서 무엇하겠습니까? 이것만으로도 창원시 공무원을 고양이가 다 물어갔으리라는 방증은 충분히 될 수 있을 테니까요.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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