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일자) 경남도민일보 1면에 스쿠터(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경남 창원에 있는 기업인 S&T모터스가 2일 오전 '친환경 전기 이륜차 양산 기념식'을 열고, 거기 참석한 내빈들에게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에바(EVA)'라는 이름의 1.5㎾급 무공해·무소음 스쿠터를 시승해보도록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관련 기사 : S&T모터스, 전기스쿠터 국내 최초 대량생산
그날 행사에 참석한 많은 내빈들이 이 스쿠터를 시승했지만, 유독 김두관 지사의 스쿠터 타는 사진이 1면에 간택된 건, 그가 도지사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커다란 덩치에 조그만 스쿠터를 타고 즐거워하는 표정이 너무 재미있게 잡혔기 때문이었습니다.
3일자 경남도민일보 1면에 실린 스쿠터 타는 경남도지사 사진. 박일호 기자 찍음.
그런데, 문제는 소형오토바이를 타는 경남도지사의 머리에 안전헬멧이 없었다는 겁니다. 명색이 도민의 안전을 챙기고 관리해야 할 도지사가 스스로 헬멧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습니까?
이 때문에 아침부터 그 문제를 지적하는 전화들이 편집국에 왔나 봅니다. 당직기자가 그걸 내부망에 가장 먼저 올렸고, 또 다른 기자는 "아침에 그걸 본 아내가 헬멧 미착용에 대해 바로 지적하더라"고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헬멧을 쓰지 않은 이유를 자체적으로 유추해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완벽한 장비와 복장을 갖춘 조재영 기자. 사진은 박일호 기자가 찍음.
"김 지사의 머리가 너무 커서 맞는 헬멧이 없었던 것 아니냐?"
어쨌든 이 사진 때문에 일반 독자들이나 출입처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저런 말이 많았나 봅니다. 이에 비해 그날 행사에서 이 전기스쿠터를 시승해본 후, 시승기(☞ "깜찍하게 생겼다고 얕보지 마세요")를 썼던 조재영 기자는 아주 견고해보이는 검은 헬멧을 확실히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그는 장갑과 부츠에다 오토바이 패션까지 거의 완벽하게 갖춰 입어 김 지사의 무헬멧에 양복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는데요.
조재영 기자는 김 지사의 무헬멧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시 박일호 기자가 찍은 사진.
"김 지사 무헬멧, 일단 법적으로는 문제 없습니다. 공장 내부는 일반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도로교통법 적용을 안받습니다. 하지만 법을 떠나, 사고는 언제어디서든 발생하니까 헬멧을 썼었더라면 좋았겠지요.
행사 진행 쪽에서 내빈용 헬멧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미처 이 부분까지는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옥의 티입니다."
이상, 김두관 도지사가 헬멧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탄 까닭이었습니다. 정말 '대두(大頭)여서 맞는 헬멧이 없었던 걸까요? 저는 그게 제일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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