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사이판 총격 여행사 "위로금 지급 논의중"

기록하는 사람 2009. 12. 2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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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사이판에 피해자들을 인솔해간 여행사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사건 담당부서인 품질관리팀 관계자가 휴가 중이어서 홍보팀으로 전화를 돌려주더군요.

홍보팀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여행사에서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으므로 아무런 보상도 해줄 수 없고, 이를 언론에 알려서 회사에 해가 될 때는 소송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데 사실인가요? 그리고 지금도 여행사는 그런 입장에 변화가 없나요?"

홍보팀 관계자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테러와 같은 것인데다, 이는 천재지변에 준하는 사고여서 여행사는 면책 대상이라고 들었다. 따라서 보상이라는 말은 적절치 않고, 다만 위로금 정도를 지급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논의하고는 있지만,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나이 마흔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4년 동안 4만 원씩 계를 부어 부부동반 여행을 갔다가 변을 당해 평생 반신불수로 살아야 할 처지에 놓인 박재형 씨.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그런 (위로금 지급에 대한) 내부 논의도 언론을 통해 이슈화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유족에게 '언론에 알려 회사에 해가 될 때는 소송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품질관리팀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통화를 마친 후 이번 사건으로 척추에 관통상을 입어 반신불수가 된 박재형(39) 씨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행사의 이런 입장을 전했더니 그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처음 사건이 발생해 (여행사 관계자와 함께) 사이판으로 갈 때까지만 해도 병원 치료비는 걱정하지 말라고 해놓고선, 나중에 말을 뒤집었다. 그리고 내가 한국으로 돌아올 때도 공항에서부터 내가 언론사 기자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분리시킨 것도 여행사였다."

한 마디로 해당 여행사는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지는 것만 잘 막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 여행사의 희망대로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에 비해 지금은 관심을 갖는 언론사가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피해자가 경남 마산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있는 지역언론(경남도민일보 제외)마저 피해자 가족을 인터뷰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이 나서지 않으면 시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블로거 한사 정덕수 님은 '남편이 총격을 받은 아내의 절규' 라는 글에서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가장 책임이 큰 여행사가 책임회피를 한다면 조만간 해당 여행사의 본사와 전국 각 지점들을 공개해줄 것이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행사가 유족에게 했다는 말대로라면 블로거들에게도 소송으로 재갈을 물리려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각오하고서라도 기꺼이 정덕수 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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