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모 씨. 42세. 한 여자의 남편이자 아홉 살, 여섯 살 아이를 둔 가장이다. 그는 일본 기업 '산켄전기'가 100% 투자해 1974년 경남 마산 수출자유지역(현 자유무역지역)에 설립한 한국산연 노동조합 지회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곧 회사에서 잘릴 위기에 처해 있다. 회사가 생산직 노동자 전원을 자르고, 생산부문을 외주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TV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냉음극형광방전관(전원안전공급장치의 일종)을 생산해왔다. 그는 회사에서 여러 차례 희망퇴직 종용을 받았지만 거부했다. 회사는 현재 4차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15명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갔다. 69명이던 노동조합원은 54명으로 줄었다. 회사는 희망퇴직에 불응하는 직원은 9월 30일자로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