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전쟁은 너무 쉽게 일어난다. 게다가 전쟁은 민중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그 전쟁의 참화는 고스란히 민중의 몫이다. 당장 59년 전 한국전쟁에서도 수백 만 남북한 민중이 학살되고 전사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여성들이 능욕당하는 참상을 겪었다. 그러나 북쪽의 김일성과 남쪽의 이승만은 털끝만큼의 정치적 손해도 입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들은 전쟁을 철저히 이용했다. 정치적 경쟁자와 반대자를 일시에 제거하고,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구축했던 것이다. 나는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들과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희생자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민중의 삶을 얼마나 참혹하게 파괴하는지를 절절히 느꼈다. 그래서 나는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를 '분단모순'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