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포늪 그믐날 밤산책밤길을 걸었다. 우포늪에서였다. 우포늪 어떤 부분은 밤이 되면 칠흑같이 깜깜하다. 사람 불빛이 사방 어디에서도 새어나지 않는다. 5월 25일, 그믐날이었다. 날씨는 아침부터 청명해서 그야말로 구름 한 점 없었다. 술판을 접고 산책을 나선 것은 밤 10시 30분 즈음이었다. 벌레들 소리가 요란했고 나무들 바람에 쓸리는 소리가 들려왔으며 풀냄새가 짙었다. 7000원을 주고 장만한 손전등은 조그마했다. 필요할 때만 최소 범위에서 밝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앞쪽에서 뒤쪽으로 별들이 총총했다. 그믐날이라 그런지 별들이 더 많고 더 밝았다. 밝은 별도 많았고 어두운 별도 많았다. 큰 별도 많았고 작은 별도 많았다. 옛날 어린 시절에 보았던 그믐날 밤하늘 같지는..